![]() |
↑ 박정수 성균관대학교 스마트팩토리 융합학과 겸임 교수 |
인류 문명은 지금 대격변의 시대를 맞고 있다. 이제 인간은 휴대폰을 하나의 신체장기처럼 사용하는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가 됐으며,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거나 몰입해 그 속에 빠져드는 사람을 가리키는 용어인 팬덤(fandom) 중심의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 또한, 세계는 지금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시대의 중심에 있다. 스마트폰 뱅킹과 핀테크를 통해 금융혁명이 형성되고 있으며, 모바일 쇼핑을 통해 유통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또 유튜브나 1인 미디어를 통해 미디어 혁명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대변혁 속에 한국의 기업은 어떨까? 미래와 현실에 답답함을 토로하던 기업인들의 하소연이 부쩍 줄고 있다. 기업인들의 침묵 모드가 시작된 것이다. 기업의 경영 여건이 개선됐거나 사업이 잘돼서 그렇다면 천만다행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듯하다. "외환위기 때만큼 힘들다"는 기업인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온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지난 20년간 세계 글로벌 성장 업종에서 점유율이 떨어진 반면 쇠퇴 업종에서는 오히려 상승하는 '산업 신진대사 역류 증상'을 겪고 있다. 또한, 주력 업종의 교체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데다 일부 업종에 대한 편중이 심각한 수준이어서 '성장엔진'이 식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잘 이겨내고 있는 기업들도 많다. 그들은 수십 년 사업을 해오며 자신들의 고유한 노하우를 축적한 상태에서 차별화된 아이디어로 불황을 뚫는다. 하지만 그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들의 끈질긴 도전정신이다. 4차산업혁명과 같은 큰 소용돌이 안에서 지속 가능한 제조업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일회용 콘텐츠가 아닌 플랫폼이 절실하다. 지속가능한 플랫폼 경영, 이것이 바로 성공한 기업인들이 주는 일관된 메시지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 지속가능한 플랫폼 경영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바로 서비스 영역의 산업화다. 서비스 영역의 산업화가 진행됨에 따라 제품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성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전통적인 제조업의 역할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제 제조업도 서비스를 부가적인 가치망(value chain management) 속에서 취급해야 한다. 즉, 제조업의 스마트팩토리화를 통해 전통적 제조기업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아가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는 생산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런 제조업의 서비스화를 위해 스마트팩토리 구축 플랫폼이 절실하다.
스마트팩토리 구현을 통해 제품의 서비스화(product servitization) 관점에서 제조업의 새로운 생산전략를 실행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제품의 서비스화는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을 의미하기 때문이고 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의 접목이 필수적이다. 상품 판매라는 전통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소비자의 초기 구매 선택부터 제품 폐기까지 제품의 전주기 관리(PLM: 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상에서 발생될 수 있는 소비자의 니즈(needs)와 원츠(wants)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가 제품의 본원적인 경쟁력이 된 것이다. 이를 위해서 사용자 경험 디자인(UX-Design)을 통해 예지적인(Predictive)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또한 이들 기업은 동시에 초연결사회(Hyper-connectivity Society)기반 제조업 생태계를 지속가능하게 만들어가는 선도자(First Mover)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은 제조업 선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산업 사물인터넷(Industrial IOT),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 개인화 제조(Personalized Manufacturing), 그리고 가상과 현실 세계를 잇는 사이버 피지컬 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을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해야 한다.
이런 현상을 학자들은 제품시장에서 고객경험시장으로의 이동이라고 표현한다. 이제는 내가 제품을 고를 때 제품자체의 성능보다는, 제품을 사용해 내가 바라는 목적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생산자는 고객에게 부수적인 서비스를 같이 제공함으로써 다른 제품과의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 또한 서비스의 특징상 고객이 가치를 제공받을 때 각자 다른 환경에 처해있음으로 각 고객에 맞춰 그들의 서비스 경험을 최적화 시키는 것이 점점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더이상 생산자와 소비자로 이분화 돼 있는 산업구조, 즉 생산자 중심의 구조는 끝났다. 초연결시대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는 중국과 인도가 아닌 페이스북이다. 자그마치 16억 5000만 명의 국민을 전 세계에 두고 있는 나라 페이스북! 10억명이 넘는 국민을 보유한 애플 역시 최근 제품의 서비스화를 선언하고 매년 1조원 이상을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은 물리적 공간에만 제한되지 않으며, 수요는 분산되고, 이질적인 시장이 공존하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제품보다는 소비자 각각의 개성을 반영할 수 있는 개인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하는 시대에 기업의 생산전략은 스마트팩토리여야 한다. 수만 가지의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은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첫 발이다. 스마트팩토리를 통해 다품종 소량 및 대량 생산방식이 가능해지며, 이를 통해 품질/원가/납기(QCD: Quality, Cost, Delivery) 우위를 현실화하고 있으며, 아래 그림은 인공지능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의 다양한 고객맞춤형 공급망과 지능화 공장을 보여주고 있다.
![]() |
↑ [사진출처 = 텔스타 홈멜의 인공지능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인공지능 컨텐츠 사업부문 임동균 파트너 제공] |
궁극적으로 스마트팩토리 구현 방향은 제품의 서비스화를 위한 제조업의 역량 강화이며, 나아가 제조업에도 디지털 기술이 적용, 서비스화되고, 제품을 단순 생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부품조달, 제조, 물류, 유통, 유지보수(공급망의 전과정) 단계에서 부품 상태나 주변 현황을 센서로 측정해 데이터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측정된 정형 데이터와 비정형 데이터는 빅데이터가 되고 이를 데이터 훈련을 통해 머신러닝 학습과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만들어 내고 딥러닝 학습을 통해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제조업의 생산과 공급망관리(SCM), 마케팅에 필요한 것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서비스 역량 강화를 위한 스마트팩
중국의 제조업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경쟁력이 저하되고 있는 국내 제조업의 부흥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및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제조업의 '서비스화 생태계' 조성이 전 방위적으로 절실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답은 스마트팩토리 밖에 없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