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지난 2014년 회고록 성격의 대담록 '김우중과의 대화_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를 통해 대우 해체의 이면과 자신의 심경을 솔직히 밝혔다. 책 출간을 계기로 긴 침묵을 깨고 "시간이 충분히 지났으니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저 뿐만 아니라 대우 분들 모두에게 15년이란 가슴 아픈 과거고 억울함, 야속함, 분노도 없지 않다"며 "과연 대우 해체가 합당했는지 명확히 밝혀지길 기대한다. 지난 변명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는 역사에 하는 주장이고 이제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치 책 출간을 계기로 일각에서는 김 전 회장에 대한 재평가 바람이 불기도 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비판여론 또한 비등해졌다. "대우 해체로 인한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게 우선"이라며 못마땅해 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김 전 회장의 공과(攻過)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그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결국 대우그룹 흥망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재계 평가다.
김 전 회장은 1967년 대우실업을 창업한 것을 시작으로 1999년 대우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대우를 41개 계열사와 600여개의 해외법인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한각의 기적'을 이끈 기업인중 한명으로 꼽히기도 했다. 대우는 1990년대 들어 '세계경영'의 기치 아래 동유럽과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뛰어나가 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첨병 역할을 했다. 그처럼 한국을 세계 시장 곳곳에 알린 기업인은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없었다
하지만 양적 성장 위주의 '확대경영'은 IMF 외환위기 이후에도 멈출줄 몰랐고, 부실한 재무구조로 유지돼온 대우그룹은 결국 99년 몰락, 계열사들의 워 크아웃과 그룹 해체로 이어지면서 경제에 큰 타격을 줬다.
그와 함께 세계 경영에 나섰던 수많은 대우맨들이 직장을 잃었고 계열사에 투입 된 막대한 공적자금은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왔다. 또한 검찰 수사에서 41조원 규모의 분식회계가 드러나면서 그의 세계경영은 결국 모두를 속인 부실 경영의 사례로 전락했고, 그 역시 부도덕한 경영인으로 내몰렸다.
대우사태 당시 재정경제부 장관이었던 고 강봉균 전 민주통합당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이 펴낸 '코리안 미러클'에서 "나는 대우그룹이 무너진 것이 (김우중 회장의) 1인 경영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강 전 의원은 2001년 펴낸 저서 '구조조정과 정보화시대 한국경제 발전전략'에서는 "김 전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시 장의 신뢰도가 기업의 운명을 좌우하고 시장의 법칙은 냉혹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식 하지 못했다. 정부가 나서서 금융기관들에 지시함으로써 유동성위기를 해소해 주 기를 기대했으나 이는 원칙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불가능한 일이었다"고 회고했다.
김 전 회장의 공과에 대한 사법부의 평가는 냉정했다. 김 전 회장은 2006년 11월 항소심에서 징역 8년6개월과 벌금 1000만원, 추징금 17조9253억원을 선고받았다. 한국은행과 당시 재
[노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