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나 공장을 팔고도 이것저것 떼고 나면 세금 낼 돈이 없다더니, 막상 수색을 하니까 고급 분재와 현금다발이 쏟아져 나옵니다.
올해 고액·상습 체납자들의 명단이 공개됐는데, 재산을 숨겨둔 수법이 갈수록 대담하고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김경기 기자입니다.
【 기자 】
국세청 조사관들이 비닐하우스 문을 강제로 엽니다.
안으로 들어가니 모습을 드러내는 고가의 분재 작품 수백 점.
분재 수집가인 체납자가 부동산을 처분한 돈으로 사들인 건데, 비닐하우스 4개 동에 모두 수십억 원 상당입니다.
다른 체납자는 수십억 원의 공장건물을 팔고도 남은 돈이 없다며 오히려 화를 냅니다.
▶ 인터뷰 : 고액 체납자
- "종업원 퇴직금 주고 하니까. 누구 죽이려고 그런 소리를 하나. 당신 말 그렇게 하면 안 돼."
하지만, 방 안에 있는 여행용 가방을 열어보니 5만 원권 1만 1천 장, 5억 5천만 원의 돈다발이 쏟아져 나옵니다.
국세청이 올해 2억 원 이상의 국세를 1년 이상 내지 않은 고액·상습체납자 6,838명의 명단을 새로 공개했습니다.
「작년보다는 320명 줄었지만, 100억 원 이상 고액 체납자는 오히려 늘며 전체 체납액은 5조 4천억 원으로 증가했습니다.」
「하루 5억 원씩 탕감받는 구치소 노역을 했다가 '황제노역' 논란을 빚은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과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 전 대표, 유명 방송작가도 명단 공개에 포함됐습니다.」
▶ 인터뷰 : 강민수 / 국세청 징세법무국장
- "내년부터는 전국 세무서에 체납업무를 전담하는 체납징세과를 신설하여 세무서에서도 은닉재산 추적조사 업무를 수행하고…."
국세청은 특히, 숨긴 재산을 제보하는 신고자에게 최대 20억 원의 포상금이 지급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당부했습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 goldgame@mbn.co.kr ]
영상취재 : 이종호 기자
영상편집 : 오광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