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더이상 기업이 노사문제 때문에 해외로 떠나고 외국기업이 한국 투자를 기피하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노동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손 회장은 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영발전자문위원회'에서 "30여년 전 노동집약적 산업구조 속에 형성된 노동법의 틀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파업 중 대체 근로를 전면 금지한 규정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해 시장 자율성과 유연성을 높여야한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경쟁국보다 노동시장과 생산방식의 유연성이 매우 낮은 가운데 단기적 이익쟁취를 위한 노조의 물리적 투쟁은 일상화되고 있다"며 "기업들은 고임금·저생산성 구조 속에서 국제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해외 경쟁기업들은 선제적인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는데 한국 기업들은 인력증원·정년연장·자동화 반대를 요구하는 노조에 막혀있다"며 "유연화된 노동제도로의 전면적인 개혁과 선진형 노사관계 구축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보완입법 필요성도 제기됐다. 손 회장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보완입법이 반드시 금년 안에 이뤄져야 하며, 연구개발은 국가적 차원에서 강화해 나가야 할 분야이므로 경쟁국에 비해 불리하지 않도록 유연근로제가 먼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공동 목표 아래 노사가 운명공동체로서 공감대를 넓혀가며 신뢰 관계를 쌓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 분야의 근본적 문제로 '노사 간 불신',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을 꼽으면서 임금·고용의 경직성과 중소기업·서비
김 교수는 "우리나라 호봉제는 고령화와 함께 고용불안·빈곤화를 초래하고 있지만, 선진국의 직무성과제는 고용안정과 소득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인적 자원 혁신을 위해 직무체계와 숙련도에 따른 보상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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