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도박사이트 운영해 떼돈벌며 1632억 세금은 안 낸 개인

↑ 한 체납자 집에서 발견된 여행용 가방 속 5만원권 1만1000장(5억5000만원). 이 체납자는 세금 낼 돈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외제차를 타고 다니며 호화생활을 누렸다. <사진제공=국세청>

국세청이 4일 고액·상습체납자 6838명(개인 4739명·법인 2099곳) 명단을 신규 공개한다고 밝혔다. 체납 국세가 2억원이 넘고 체납이 발생한지 1년이 넘은 이들이 대상이다.
체납 규모가 가장 큰 개인은 온라인 도박 운영업을 하는 홍영철(46)씨로 금액이 1632억원에 달했다. 이는 작년까지 개인 최고체납액이었던 (주)씨앤에이취케미칼 출자자 박국태(50)씨의 1224억원을 한참 뛰어넘는 액수다.
올해 공개된 법인 중 체납액이 가장 많은 곳은 건설업체인 (주)코레드하우징으로 금액은 450억원이었다. 현재 법인 체납 1위는 지난 2009년 공개된 도소매업체인 (주)삼성금은으로 체납 규모는 1239억원이다.
공개인원은 작년보다 320명 감소했으나, 공개 체납액은 5조4073억원으로 작년보다 1633억원 증가했다. 100억원 이상 체납자(42명)와 체납액(8939억원)이 각각 2.8배, 3.6배 늘어났기 때문이다.
강민수 국세청 징세법무국장은 "고액·상습 체납자가 더 이상 특권을 누리지 못하도록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은닉 재산을 끝까지 추적하여 징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세청은 내년부터 전국 세무서에 체납업무를 전담하는 체납징세과를 신설해 통합·관리할 예정이다. 또 내년부터 친인척 명의를 이용해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에 대해 재산 추적조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강민수 국장은 "체납자 은닉 재산을 추적하기 위해서는 국세청 노력뿐만 아니라 국민의 자발적 신고가 필요하다"며 "은닉재산을 제보해 체납세금 징수에 기여한 신고자에게 최대 20억원까지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유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