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은 3일 오전 열린 사장단 회의에서 허창수 GS 회장이 공식적으로 사임의사를 표명함에 따라 허태수 GS홈쇼핑 부회장이 그룹의 새로운 회장으로 추대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2004년 LG그룹과의 그룹 분리 후 초대 회장을 맡아왔던 허창수 회장은 15년만에 회장 자리를 물려주게 됐다.
허창수 회장은 내년부터 GS 회장 대신 당분간 GS건설 회장으로서 건설 경영에만 전념한다는 방침이다. 신임 회장이 독자적이고 소신있는 경영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GS 이사회 의장직도 내려 놓기로 했다. 다만 앞으로도 GS 명예회장으로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며 그룹 전반에 대해 조언해 나갈 예정이다. 40년 넘는 경영 활동을 통해 쌓아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GS의 글로벌 비즈니스 확대도 도울 계획이다.
㈜GS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에 대한 공식 승계는 절차에 따라 내년 주주총회 및 이사회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다. GS그룹은 새해부터 그룹 전반의 사업계획이 차질없이 수행되도록 회장직 업무 인수 인계를 위한 제반 준비를 해 나갈 계획이다.
GS그룹 관계자는 "허창수 회장이 이전부터 사임 의사를 표함에 따라 주주들간에 경영 능력을 검증받고 역량을 두루 갖춘 인물이 차기 회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며 "허태수 부회장이 주주들간 합의를 거쳐 신임 회장에 최종 추대됐다"고 설명했다.
허 회장의 용퇴는 임기를 2년 가까이 남긴 상황에서 진행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당분간 활발한 경영활동을 이어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허 회장은 GS가 지금까지 쌓아온 토대를 바탕으로 제2의 도약을 펼쳐 나가기 위해서는 빠른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성공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판단해 고심 끝에 과감히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이날 "지난 15년간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안정적 기반을 다진 것으로 나의 소임은 다했다"며 "혁신적 신기술의 발전이 기업 경영환경 변화를 가속화시키고 있고 이런 변화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면 우리도 언제 도태될지 모른다는 절박함 속에서 지금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적기로 판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동업관계이던 LG그룹과 잡음 없는 '아름다운 이별'로 주목 받은 허창
[노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