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1~5분위 모두 비소비지출 비중 '역대 최고'
올해 3분기 저소득층의 가계소득 가운데 조세, 연금, 보험료, 이자 같이 매달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비(非)소비 지출 부담이 25%를 넘으며 역대 최고 수준으로 커졌습니다.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소비 지출 비중은 나머지 2분위∼5분위에서도 모두 3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냈으며, 고소득층인 5분위의 경우도 25%에 달했습니다.
다만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가처분소득의 절대 규모가 5분위는 730만원, 1분위는 100만원으로 천지 차이였습니다. 비소비지출 증가는 가계 소비 여력을 제한할 소지가 큽니다.
오늘(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농어가 제외) 가운데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월평균 소득 137만4천400원에서 비소비지출(34만8천700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5.4%로 작년 3분기(23.3%)보다 2.1%포인트나 상승했습니다.
비소비지출이 13.4% 늘면서 같은 기간 소득 증가율인 4.3%를 3배 넘게 웃돌았기 때문입니다.
3분기에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소비지출 비중이 25%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이래 처음입니다. 월 100만원을 벌면 25만원은 손에 쥐어보지도 못한 채 나가버린 셈입니다.
비소비지출은 소득세, 재산세, 자동차세 등 세금이나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이자 등 경직성 비용 항목을 말합니다. 월급에서 사전 공제되는 항목이 상당수여서 비소비지출이 늘어날수록 처분가능소득은 줄면서 살림살이가 빡빡해집니다.
지난 3분기 1분위의 비소비지출을 항목별로 들여다보면 근로소득세, 사업소득세, 재산세 등 정기적으로 내야 하는 세금을 의미하는 경상조세가 7만5천900원으로 작년 3분기보다 29.5%나 증가했습니다.
이는 종전 3분기 최고치였던 2014년의 6만300원을 크게 웃도는 금액으로, 3분기에 경상조세가 7만원을 넘은 것은 처음입니다.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 지출도 4만1천200원으로 8.8% 늘었고, 연금 지출은 2만2천원으로 5.5% 증가했습니다.
반면 양도소득세와 부동산 취·등록세 등 일시적으로 내는 세금인 비경상조세는 1천200원으로 62.5% 줄었습니다. 이자 비용은 3.6% 줄어든 3만9천300원이었습니다.
통계청은 1분위의
경상조세 증가폭이 컸던 1분위와 달리 5분위의 경우는 양도세, 부동산 취·등록세 등 비경상조세(76.6%)와 이자 비용(15.7%)이 비소비지출 증가를 주로 견인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