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가 외환위기 수준으로 얼어붙었습니다.
당장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교육비까지 줄이고 있습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초특가 할인 판매 전단을 내건 할인마트.
한산한 매장에는 빈손 고객들뿐입니다.
한참을 들었다 놨다.
물건 하나 사기도 여간 고민이 아닙니다.
▶ 인터뷰 : 정혜경 / 주부
- "아무래도 지갑 열려면 한참 걸리죠. 될 수 있으면 여러 가지 살 거 있어도 반으로 줄여서 사려고 하죠."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이미 외환위기 때와 다를 바 없습니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석 달 연속 하락하며 81을 기록했습니다.
외환위기 때인 98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습니다.
특히 취업기회 전망치는 45까지 떨어지며, 외환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98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실제로 연초 20만 명 선이던 신규 취업자는 11월에 7만 8천 명으로 떨어졌습니다.
구직 포기자까지 합하면 '백수'가 이미 275만 명을 넘었습니다.
부처별 내년도 업무보고의 핵심이 '일자리 창출'인 게 다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자리를 얻지 못할 거란 우려가 커지면서 서민들은 당장 지갑부터 닫았습니다.
소비지출전망치는 89를 기록하며, 외환위기로 치닫던 97년 4분기와 같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여행과 의류는 물론 교육까지 다음으로 미룬다는 사람들마저 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정여진 / 주부
- "교육비는 부담이 가지만 줄일 수 없는 상황이죠. 줄이기도 어렵고요. 앞으로 더 많이 들 거란 생각은 하고 있어요."
앞으로 돈을 벌 길이 없다고 판단하면서 '허리띠'라도 졸라매겠다는 얘기입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월소득과 관계없이 앞으로도 수입이 나아질 거란 전망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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