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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와 라인은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경영 통합에 합의했다. 라인의 모회사인 네이버와 Z홀딩스의 모회사인 소프트뱅크가 각각 지분 50%를 보유하는 신규 법인을 설립해 Z홀딩스의 최대 주주가 되는 방식이다. Z홀딩스는 야후 재팬을 비롯해 라인, 야후 쇼핑, 재팬넷뱅크 등을 운영하게 된다.
이번 결정으로 아시아 내에서 패권을 넓히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IT 공룡들에 맞서 한일 양국의 대응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검색서비스 시장에서 야후 재팬은 과거 8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승승장구 했지만, 구글이 일본 내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시장 점유율 약 75%를 차지해 현재 야후 재팬은 20%대 초반 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일본의 국민 메신저가 된 라인과의 협력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라인 역시 일본 내 간편결제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수천억원대 마케팅 비용으로 부담이 커지다 이번 경영 통합으로 서비스 확대에 물꼬를 틀 전망이다.
두 회사는 아시아 IT시장 패권을 두고 최근 미국의 GAFA(구글·아마존·애플·페이스북), 중국의 BATH(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와 경쟁해 왔다. 라인이나 야후 재팬이 미·중 IT 공룡에 맞서 혼자서는 살아남기 힘들단 위기감 속에 양사가 손을 잡으면서 대항마로 부상할 수 있게 됐다.
라인은 일본에서만 82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해 '일본 국민 메신저'로서의 위상을 가진데다 태국과 대만에서도 모바일 메신저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야후 재팬은 5000만명의 이용자를 가져 두 회사를 합치면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1억명을 가뿐히 넘는 일본 최대 인터넷 업체가 된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한일 양국의 최대 IT업체간 통합이란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라인과 야후 재팬의 3분기 매출액을 더하면 우리돈 12조5000억원 수준으로, 일본 전자상거래 1위 업체인 라쿠텐을 제치고 일본 최대 인터넷 기업이 된다. 라인의 시가 총액은 12조원, Z홀딩스는 20조원이다. 단순 계산만으로도 시총 30조원이 넘는 대형사가 탄생하게 된다.
특히, 라인은 간편결제서비스로 라인페이를, 야후는 페이페이를 운영해 경영 통합으로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의 강자로 서게 됐다. 카드와 간편결제 이용이 대중화된 한국이나 중국과 달리 일본은 최근까지 현금을 주로 쓰다 간편결제서비스 이용자가 점점 늘어나눈 추세다.
인공지능(AI) 협력도 기대된다. 네이버는 최근 열린 네이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글로벌 AI 연구 벨트' 구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날 언론에 보낸 입장문에서는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와 경쟁할 수 있는 AI 기반의 새로운 기술 사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7월 방한한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수석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을 만나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AI"라고 강조한 바 있다.
양사 통합을 두고 텐센트 위챗을 염두한 것 아니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의 대표적인 메신저 서비스인 위챗은 10억명의 이용자를 보유해 페이스북 메신저와 왓츠앱에 이어 전세계에서 3번째로 가장 큰 모바일 플랫폼이다. 위챗은 메신저와 SNS는 물론 전자상거래, 금융서비스, 게임, 오프라인 결제 시장 등에 잇따라 진출하며 이용자 생활 전반에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앱'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또한, 위챗 운영사인 텐센트는 이 같은 방대한 사업을 통해 모은 이용자 정보를 빅데이터로 활용해 아시아 최대 플랫폼 사업자가
업계 관계자는 "위챗은 메신저 내에서 게임을 하거나 쇼핑과 결제가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확대해 앱 체류시간을 늘리고 있다"며 "라인과 야후 재팬 역시 통합 플랫폼을 통해 검색, 메신저, 쇼핑, 결제 등을 한 데 묶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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