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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이 지난 4월 29일 LG화학으로부터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당한 다음날 사내에 발송한 메일 캡처. [자료 제공 = LG화학] |
SK이노베이션이 '조직적이고 지속적인 증거 인멸' 행위를 한 점, ITC의 포렌식 명령을 준수하지 않는 '법정 모독' 행위를 저지른 점 등이 이유로 제시됐다.
그러면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패소 판결을 조기에 내려주거나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영업비밀을 탈취해 연구개발, 생산, 테스트, 수주, 마케팅 등 광범위한 영역에서 사용했다는 사실을 인정해달라고 ITC에 요청했다.
일반적으로 원고가 제기한 조기 패소 판결(default judgment) 요청이 받아들여지게 되면, '예비결정(Initial Determination)' 단계까지 진행될 것 없이 피고에게 패소 판결이 내려지게 된다고 LG화학은 설명했다. 이후 ITC 위원회에서 '최종결정(Final Determination)'을 내리면 원고 청구에 기초하여 관련 제품에 대한 미국 내 수입금지 효력이 발생한다.
LG화학은 "공정한 소송 진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계속되는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및 법정모독 행위가 드러나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에 달했다고 판단해 강력한 법적 제재를 요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LG화학이 제출한 67페이지 분량의 요청서와 94개 증거 목록이 13일(현지시간) 미국 ITC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증거보전 의무를 주시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증거인멸 행위'를 하고 ITC의 포렌식 명령을 준수후지 않는 '법정모독' 행위를 저질렀다고 LG화학 측은 주장했다.
특히 증거개시(Discovery) 절차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제출한 문서를 조사하던 과정에서 휴지통에서 발견된 980개 문서 목록이 정리된 엑셀시트가 트리거가 됐다. ITC는 "980개 문서에서 'LG화학 소유의 정보'가 발견될 구체적인 증거가 존재한다"면서 "LG화학 및 소송과 관련이 있는 모든 정보를 찾아서 복구하라"는 포렌식 명령을 내렸지만, SK이노베이션은 처음 발견된 엘셀시트에 대해서만 조사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뒤늦게 존재가 밝혀진 74개 엑셀시트에 대해 9월 말부터 별도의 포렌식 전문가를 고용해 은밀하게 자체 포렌식을 진행했다는 점이 10월 28일 진행된 SK이노베이션 직원에 대한 증인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고 LG화학은 전했다.
이 74개 엑셀시트는 LG화학이 소송 제기에 앞서 지난 4월 8일 SK이노베이션에 '영업비밀이나 기술 정보 등의 유출 가능성이 높은 인력에 대한 채용절차를 중단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증명 공문을 보낸 뒤 만들어진 것으로 LG화학은 추정하고 있다.
내용증명을 받은 4월 8일 SK이노베이션이 7개 계열사 프로젝트 리더들에게 자료 삭제와 관련된 메모를 보낸 정황이 발견됐고, 나흘 뒤인 4월 12일에 75개 관련 조직에 발송한 메일에는 삭제 지시서와 함께 LG화학과 관련된 파일과 메일을 목록화한 해당 엑셀시트 75개가 첨부됐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LG화학은 증거인멸과 관련해 SK이노베이션이 소송을 제기당한 4월 29일 이전부터 전사적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하게 증거인멸 행위를 해온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LG화학이 4월 29일 ITC에 소송을 제기한 바로 다음날에도 SK이노베이션은 이메일을 통해 자료 삭제를 지시한 정황도 드러났다고 LG화학은 주장했다.
한편 LG화학은 증거개시절차에 따라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SK이노베이션이 탈취한 영업비밀을 이메일 전송과 사내 컨퍼런스 등을 통해 관련 부서에 조직적으로 전파해온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의 한 직원이 "LG화학 연구소 경력사원 인터뷰 내용을 분석하고 요약한 정보에 따른 것"이라며 사내에 공유한 이메일에는 LG화학의 전극 개발 및 생산 관련 상세 영업비밀 자료가 첨부돼 있었다고 LG화학은 전했다.
또 ▲SK이노베이션 서산공장과 LG화학 난징·폴란드 공장의 코터(Coater) 스펙을 비교하고 해당 기술을 설명한 자료 ▲ 57개의 LG화학 소유(Proprietary) 레시피 및 명세서(Recipes and Specifications) 등을 사내에 공유했다는 내용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SK이노베이션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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