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하겠다며 추경 편성한 예산 일부가 한계기업에 지원되는 등 무분별하게 쓰이고 있단 지적이 나왔다.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일본의 무역 보복에 대응해야 한단 이유로 2732억 원을 추경 편성했다. 해당 예산은 △소재부품기술개발 △기계산업핵심기술개발 △중소기업기술혁신개발 등을 지원하는 데 쓰였다.
그러나 집행 내역을 분석한 결과 산자부는 예산을 지원한 기업 225곳 중 35곳에 대한 재무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190개 기업은 재무 정보를 확인했지만 이중 5.8%에 달하는 11개 기업은 한계기업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계기업이란 이자 낼 돈도 벌지 못할 정도로 재정 상황이 열악한 곳을 일컫는다. 통상 한계기업은 외부 지원으로 간신히 파산을 면할 뿐 제품을 상용화시키거나 본격적인 R&D과제를 수행하기 어려워 좀비기업이라고도 불린다.
실제 산자부로부터 소재부품기술개발 사업비를 지원 받은 A업체는 최근 3년간 영업손실이 수백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A업체 영업손실은 2016년 74억원, 2017년 107억원, 2018년 94억원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A업체는 나랏돈 43억원을 지원 받았다.
중기부 역시 한계기업을 판별할 재무정보를 완벽히 갖추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기부는 예산을 지원한 154곳 중 29곳의 재무 정보를 확보하지 못했다. 재무 정보가 있는 기업(125개)의 7.2%는 한계기업이기도 했다. 중기부가 한계기업에 집행한 예산은 46억 5000만원 수준이다.
아예 일본의 수출 규제 피해와 전혀 무관한 기업에게 예산을 지원해주기도 했다. 화장품 용기를 제조하는 B업체는 신규 브랜드를 런칭한 후 일시적인 매출 감소에 시달리자 중기부에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해달라고 신청했다. 그러자 중기부는 자금 신청 사
이 의원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자금이 본래 취지와 달리 허투루 쓰이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정책 자금 수혜 기업을 전수 조사해 목적과 다르게 쓰인 예산을 회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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