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한제 지역 126곳 8만4천가구 재건축 후폭풍…강남4구 집중

정부가 오늘(6일) 1차로 지정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지역은 대체로 서울에서도 집값이 높으면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재료가 있는 곳들입니다.

재건축·재개발 추진 단지가 있어도 인근 집값이 높지 않거나 당장 고분양가 우려가 없다고 판단되는 곳은 일단 대상지에서 제외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입니다.

다만 과천·동작구 흑석동 등 최근 집값이 급등한 일부 과열지역이 상한제 대상에서 빠지면서 형평성 논란도 제기됩니다.

오늘(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시내 전체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추진 단지는 총 332곳, 30만 가구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27개 동에서 추진 중인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단지가 이번 상한제 대상이 됩니다.

부동산114 조사를 보면 서울 27개동에서 추진위원회를 설립했거나 안전진단을 통과한 재건축 단지(재개발 제외)만 줄잡아 126곳 8만4천여가구에 달합니다.

이 가운데 강남4구 대상 단지가 118곳, 8만1천여가구에 달할 정도로 강남4구에 압도적으로 몰려 있습니다.

국토부가 자체 집계로 27개동에서 상한제 적용을 받게 될 재건축·재개발 단지와 일반분양 사업지는 약 90곳, 9만8천가구 정도로 추산됐습니다.


국토부는 이번에 상한제 대상을 강남권의 경우 당초 예상보다 광범위하게 묶었습니다. 이미 재건축이 한창 진행 중인 서초구 잠원·반포 일대나 강동구 둔촌동, 강남구 개포동, 송파구 잠실동 등지는 물론, 안전진단이나 추진위원회 상태에서 머무른 곳들도 상한제 대상지역으로 지정했습니다.

집값이 높은데다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자금이 몰려가는 풍선효과 등이 우려돼 사전에 상한제 지역으로 지정했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입니다.

압구정의 경우 현대·미성·한양 아파트 등이 타깃입니다. 이들 단지는 추진위원회 또는 안전진단 통과 등 재건축 초기 중에서도 초기 단지들입니다.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나 문정동 올림픽훼밀리 아파트처럼 안전진단 통과도 못한 '잠재적' 재건축 단지들도 상한제 대상지로 지정됐습니다.

영등포구 여의도동은 미성아파트가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수정·광장·미성 아파트 등은 아직 추진위 상태입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압구정·여의도 등지는 재건축 사업의 진척은 거의 없지만 서울시의 재건축 기본계획이 수립되는 등 재건축 가능성이 있는 만큼 상한제 대상으로 묶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재개발 단지도 투기수요가 몰려 과열 우려가 있거나 시공사 선정 등으로 고분양가 우려가 있어 주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는 곳들이 상한제 대상으로 묶였습니다.

용산구 한남재정비촉진지구인 한남·보광동이 대표적입니다. 사업이 가장 빠른 한남3구역의 경우 최근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일반분양가 3.3㎡ 7천200만원 보장' 등 과도한 사업제안이 나오며 정부의 특별점검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일부 과열지역은 상한제 대상에서 빠지면서 일각에선 형평성 논란도 제기됩니다.


상한제 지정 가능성을 높게 점쳤던 과천이 제외된 것이 대표적입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과천의 경우 별양동 주공4단지가 조합설립인가 단계, 중앙동 주공 10단지와 별양동 주공5단지는 각각 추진위 설립단계, 주공 8·9단지는 안전진단을 통과하는 등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적지 않습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과천시의 경우 재건축 일반분양이 멀었고, 일반분양분도 많지 않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안전진단 문턱도 넘지 못한 송파구 방이동 등은 대상으로 묶였습니다.

동작구 흑석동 뉴타운 일대가 제외된 것도 의외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현재 흑석뉴타운은 일반분양을 앞둔 흑석3구역 외에도 흑석11구역(조합설립인가), 9구역(사업시행인가) 등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 흑석3구역은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추진 계획이 발표되자 후분양을 추진하기도 했습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7년 8·2대책 이후 과천과 동작구의 아파트값은 각각 17.84%, 11.65%나 뛰어 서울 강남·서초구 상승률을 웃돌고 있습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도 재건축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고, 일부 단지의 주민들이 예비안전진단을 신청하는 등 움직임이 있지만 상한제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아직 재건축 지구단위계획도 수립되지 않았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