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검찰'인 공정거래위원회 수장 조성욱 위원장이 중견기업 CEO들을 만난 자리에서 "불황기에 일감 몰아주기 등 범법이 더 횡횡한다"며 경고하자 기업들이 "정부가 말하는 공정과 정의가 누구와 무엇을 위해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며 맞받아쳤다.
5일 서울 서초구 쉐라톤서울팔래스강남호텔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건강한 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공정위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중견기업연합회 회원사 최고경영자(CEO) 8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조 위원장은 강연에서 갑을관계 개선·재벌 개혁 등을 위한 공정위의 활동을 소개한 뒤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기업집단 내 일감 몰아주기가 더 횡횡한다"며 감시 단속 강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러자 이례적으로 중견기업인들의 작심 비판과 의견개진이 줄이었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은 "솔직히 요즘 우리 중견기업인들이 우려하는 것은 어떤 공정이 이야기되고 무엇을 위한 정의, 누구를 위한 평등을 이야기하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의 검찰 기소에 대해 "미국 택시업계가 우버를 상대로 벌인 소송에서도 미국 법원은 '공정거래법은 경쟁자를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는 판결을 내렸다"며 "새 사업 진출을 막는다면 우리는 택시가 아닌 마차를 타고, 컴퓨터가 아닌 주판을 쓰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위원장도 기업들 우려를 일부 인정했다. 그는 "이제까지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하지 말라' '내부거래 하지 말라'고 제재만 하지 않았나 싶다"며 "동반성장지수 종합평가에 일감 개방 정도를 반영하는 등 대기업이 스스로 일감을 개방하도록 하는 유인 체계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장은 "공정과 정의만을 너무 강조하면 정책의 기대 목적과는 달리 기업에 부담 많이 줘서 투자 확대나 기업가정신 발휘를 방해하기도 한다"며 "거래비용을
[이지용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