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양하 회장 이임식 |
40년간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며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남기는 최양하 회장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1일 서울 마포구 상암사옥 2층 대강당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최 회장은 그간 말로는 다하지 못한 소회를 터놨다.
최 회장은 "한샘은 남들이 안 하는 일, 못하는 일, 다른 일을 해왔기 때문에 남들보다 훨씬 더 힘들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게 우리가 선두 기업이 될 수 있었던 이유이자 큰 보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IMF위기를 기회로 성장했지만 상장을 통해 자금력이 풍부해지니 우리 임직원들이 긴장감을 놓치기 시작했다. 회사는 어려움이 있을 때보다 상황이 좋을 때 리스크가 더 크다는 걸 배웠다"며 항상 긴장감을 늦추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배경에 대해서도 그는 솔직히 털어놨다.
↑ 최양하 한샘 회장이 1일 상암사옥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말하고 있다. |
그러면서도 직원들에 대한 애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우리 사업은 본사 직원들 뿐만 아니라 대리점 영업사원, 시공협력사원, 협력업체 사원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사업" 이라며 "시장은 고객과 경쟁사이고 현장은 고객과 일선 현장 근무자인 만큼 모든 문제점과 해결방법을 시장과 현장에서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미래사업인 리모델링 패키지 사업인 '리하우스 사업'에 대해 각별한 애착을 보였다. 최 회장은 "리하우스 사업은 우리의 10년을 책임지는 사업이다. 지금은 그 이후의 10년을 책임질 새로운 사업을 마련해야 하는데 제가 그걸 못하고 가서 많이 아쉽다"며 "여러분께서 그것을 책임져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 최양하 한샘 회장 이임식에서 최 회장(앞줄 오른쪽)과 강승수 부회장이 건승을 기원하며 손을 붙잡고 있다. |
최 회장은 "제가 그래왔듯이 회사를 위해 노력하는 게 아닌, 여러분의 꿈과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며 "여러분의 성공은 회사의 성공이 되지만, 회사의 성공은 여러분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여러분이 최고가 되고, 그런 최고인 사람들이 모여서 한샘이 최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마지막 회의에서 많은 질책과 야단을 쳐 실망하고 서운하고 마음의 상처를 입은 분들께는 죄송하다. 하지만 그것이 약이 되어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는 한샘인이 되기 바란다. 한샘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고 마무리했다.
↑ 1일 열린 이임식에서 최양하 한샘 회장(가운데)이 공로패와 꽃다발을 받고 강승수 부회장(오른쪽), 이영식 사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임사를 마친 최 회장은 임직원들의 마음을 담은 공로패와 꽃다발을 받았고, 직원들의 환송을 받으며 아름답게 퇴장했다.
↑ 최양하 한샘 회장이 직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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