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까지 재발하면서 이달 이차전지 관련주의 약세가 이어졌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화학은 전일 대비 2000원(0.66%) 하락한 29만9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결국 30만원선을 내줬다. 삼성SDI는 500원(0.22%) 오른 22만3000원 마감됐다. 주요 중간부품 기업인 엘엔에프(3.87%)와 에코프로(1.30%)·에코프로비엠(0.20%)도 약세였다.
이차전지주의 하락세는 지난달 30일 충남 예산군 태양광 발전시설에 설치된 ESS에서 불이 난 다음날인 이달 1일부터 시작됐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LG화학은 9.38%, 삼성SDI는 10.62%, 엘앤에프는 27.99%, 에코프로비엠은 16.84%, 천보는 9.00% 각각 빠졌다.
특히 지난 24일 강원 평창군 풍력발전소에서 정부의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결과 발표 뒤 두 번째 ESS 화재사고가 발생하면서 25일에는 LG화학이 직전 거래일 대비 6.73%, 삼성SDI가 6.50%, 엘앤에프가 11.40%, 에코프로비엠이 5,18% 각각 하락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정부의 원인조사 결과 발표 이후 첫 번째로 화재사고가 난 뒤인 이달 1일에는 LG화학이 2.72%, 삼성SDI가 1.40%, 엘앤에프가 2.90%, 에코프로비엠이 3.03% 하락했다.
두 건의 화재사고로 주요 이차전지 기업의 주가가 출렁거린 이유는 민관이 함께 구성한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위원회의 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에도 화재가 이어졌다는 데 있다. 당시 조사위는 ESS 화재사고의 원인으로 ▲전기적 충격에 의한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 호보체계 미흡 등을 지목했다.
ESS 화재사고가 재발하기 전부터 이차전지 산업계는 국내 1위와 3위 이차전지 기업인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으로 뒤숭숭했다.
특히 지난 16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회동하며 화해를 모색했지만, 이후 양측의 갈등은 더 격화되는 모양새다. LG화학은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과 SK배터리아메리카를 특허침해 혐의로 제소한 사실을 27일 전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은 지난 2014년 향후 국내외에서 쟁송하지 않기로 한 특허가 이번 소송에 포함됐다는 입장을, LG화학 측은 범위가 다른 별개의 특허라는 입장을 각각 내놓으면서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두 회사의 CEO 회동이 이뤄진 바로 다음날에는 경찰이 SK이노베이션 본사를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지난 5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산업 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데 따른 수사의 일환이었다.
이번 소송전은 지난 4월 LG화학이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델라웨어주 연방지방법원에 제
이에 맞서 SK이노베이션도 국내 법원에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미국 ITC 등에 LG화학과 LG전자를 특허 침해 소송을 각각 냈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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