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주요 신흥국은 물론이고 선진국 수준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계 주요 50여개국 가운데 한국보다 저물가인 곳은 11개국이며 이들은 각각 구제금융 여파, 환율, 무역 분쟁, 유가 하락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오늘(14일) 국제결제은행(BIS) 통계를 보면 올해 6월 아르헨티나와 터키를 제외한 세계 51개국의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9%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 이보다 1.2%포인트 낮은 0.7%입니다.
BIS는 53개국 통계를 집계했는데, 이 가운데 아르헨티나와 터키를 빼고 평균을 산출한 것은 두 곳이 경제 위기나 불안 때문에 비정상적으로 높은 물가 상승률로 전체 평균치를 왜곡할 수 있기 떄문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상당수가 한국보다 물가상승률이 높았습니다.
영국·캐나다(2.0%), 미국·독일·호주(1.6%), 프랑스(1.2%) 등 주요 선진국은 모두 1%를 웃돌았습니다. 회원국 가운데 신흥국 중에서는 멕시코(3.9%)를 비롯해 2%를 웃도는 곳이 적지 않았습니다.
한국보다 낮은 곳은 그리스(-0.3%), 포르투갈·스페인(각 0.4%), 스위스(0.6%) 등 4곳뿐입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스페인은 구제금융 여파로 디플레이션 국면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반대로 스위스는 자국 통화인 스위스 프랑 가치의 절상에 저물가를 겪는 것으로 보입니다.
OECD 밖 개발도상국 중에서 한국보다 물가 상승률이 낮은 국가는 싱가포르(0.6%), 태국(0.4%), 알제리(0.1%), 사우디아라비아(-1.4%) 등 7곳입니다.
싱가포르와 태국은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탓에 미중 무역 분쟁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싱가포르는 올해 2분기 성장률이 1분기 대비 -3.3%(연율 환산)로 낮아졌습니다.
한편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소비자물가가 무려 54.8% 뛰었습니다. 터키는 리라화 가치가 뚝뚝 떨어지면서 상승률이 15.7%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