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만 되면 우체국 집배원들은 밥도 못 먹고,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일하고 있죠.
얼마 전엔 과로하던 집배원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또 일어났습니다.
노사가 인력충원을 합의한 지 2달이 지났지만, 변한 건 없었습니다.
홍주환 기자입니다.
【 기자 】
김포우체국 집배원 유신덕 씨는 아파트가 막 들어선 신도시부터 논길이 난 시골까지 안 가는 곳이 없습니다.
택배 한두 개를 배달하려 20분 넘게 이동하지만, 명절기간엔 하루에 처리해야 할 등기와 택배만 200개가 넘습니다.
짐칸은 항상 과적 상태.
한 번에 많이 싣지 않으면 그만큼 퇴근이 늦어지니 어쩔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유신덕 / 김포우체국 집배원
- "배달량은 평상시보다 네다섯 배 많아진 것 같습니다. 아침 6시 반쯤 출근해 작업 준비하고…. 어제는 등기가 많이 와 저녁 8시 넘어서 들어온…."
올해 추석을 앞두고 전국의 집배 물량은 1천8백만 건으로 평소보다 47%,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하지만 인력은 거의 늘지 않았다는 게 집배원들의 설명입니다.
▶ 인터뷰 : 유신덕 / 김포우체국 집배원
- "(인력 추가) 배정을 해준다고 공문으로 내려 보냈지만, 2달이 지났는데도 현실적으로 늘어난 게 없고…."
실제로 지난 7월 우정사업본부 노사는 위탁 택배원 750명 채용과 타 직군 인력 238명의 정규직 집배원 전환에 합의했지만, 아직 준비단계입니다.
▶ 인터뷰(☎) : 우정사업본부 관계자
- "(합의) 이후 노사가 세부적으로논의했고, 지금 또 추석이고…. 바로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시간이 걸리죠. 연내에 인력충원이 가능하도록…."
그러는 사이 지난 6일엔 아산우체국 집배원이 퇴근 이후 시간까지 택배업무를 보다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 인터뷰 : 김재천 / 집배노조 전략조직국장
- "안 나온 사람의 일까지 해야 했습니다. 평소 물량의 서너 배는 많았다고 합니다. 아들이 저녁 6시까지 도와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시까지 배달을 끝내지 못했습니다."
올해 과로와 안전사고로 숨진 집배원은 모두 12명입니다.
MBN뉴스 홍주환입니다. [thehong@mbn.co.kr]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홍현의 VJ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