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고 있는 체납자 800명의 명단이 공개됐습니다.
해외에 도피 중인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체납액이 여전히 가장 많았지만, 국세청은 정 전 회장의 체납액을 얼마나 찾아냈는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0억 원이 넘는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고 있는 체납자들이 공개됐습니다.
이들 800명이 내지 않은 세금은 무려 3조 5천억 원.
한 사람 당 43억 7천만 원이 넘습니다.
새로 체납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은 대부분 금지금업자들입니다.
수출용 금괴에 세금을 매기지 않았던 법의 맹점을 악용해 2조 원 넘는 세금을 축낸 일당이 대거 적발됐기 때문입니다.
국세청은 지난 2004년 이후 체납자 명단을 공개한 이후 체납자들의 은닉 재산을 추적해 지금까지 2,766억 원의 세금을 거둬들였습니다.
▶ 스탠딩 : 강태화 / 기자
- "국세청은 체납 세금에 대해 끝까지 추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태수 전 회장 등 거물급 체납자에 대해서는 입장이 조금 다릅니다."
국세청이 발표한 자료에는 누적 체납액 순위가 슬그머니 빠졌습니다.
체납자들의 인권을 위한다는 이유입니다.
▶ 인터뷰 : 허장욱 / 국세청 납세지원국장
- "얼마를 납부했다고 또 공개를 하면 이중적인 불이익을 주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국민의 인권을 존중해주는 것도 국세청의 임무입니다."
누적 체납액 기준으로 세금을 가장 많이 빼돌린 사람은 여전히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입니다.
해외에 도피 중인 정 전 회장에 이어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2위, 그리고 3위는 정태수 전 회장의 아들 보근 씨입니다.
각각 수천억 원의 세금을 빼돌렸지만, 국세청은 고작 수십억 원을 찾아내는 데 그쳤습니다.
국세청은 고액 체납자들에 대한 출국규제를 강화하고, 은닉재산을 찾아 신고하면 포상금까지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세청의 이중적인 태도에, '돈을 빼돌려 해외로 도피해버리면 그만'이라는 인식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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