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집계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04%로,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가뜩이나 경기 둔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물가마저 마이너스로 떨어지자, 장기적인 경기침체인 디플레이션의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김경기 기자입니다.
【 기자 】
도지사가 직접 양파와 마늘로 장아찌를 담급니다.
「대풍으로 양파 생산이 늘며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폭락하자, 경남도청 직원들이 서울까지 올라와 대대적인 양파 판매에 나선 겁니다.」
- "경남 마늘·양파 최고야!"
양파만 그런 게 아닙니다.
「무는 1년 전보다 54%나 가격이 떨어졌고, 배추 -42%, 수박 -34%, 복숭아 -24% 등 주요 농산물들의 가격이 줄줄이 급락했습니다.」
양호한 날씨로 생산량이 늘자 오히려 가격이 크게 내려가는 대풍의 역설이 벌어진 겁니다.
여기에 유류세 인하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기름값 하락폭도 컸고.
무상급식과 무상교복 등 교육복지 정책까지 더해지며 물가상승 압력이 크게 줄었습니다.
「결국 지난달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0.04%로, 1965년 통계 작성 이후 54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경기둔화와 물가하락이 같이 나타나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오지만, 정부는 부인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용범 / 기획재정부 제1차관
- "수요 측보다는 공급 측 요인에 상당 부분 기인한 것으로, 물가가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게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닌 것으로…."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 수출규제 속에 기업투자와 민간 소비 역시 위축되고 있어 당장 저물가에서 벗어나긴 어려울 전망입니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처럼 준디플레이션에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MBN뉴스 김경기입니다. [ goldgame@mbn.co.kr ]
영상취재 : 진은석 기자·현기혁 VJ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