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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하던 냉동만두 시장에 불이 붙었다. 속이 다 보일 정도로 피가 얇은 만두가 방아쇠를 당겼다. 지난 4월 풀무원이 출시한 '생가득 얇은피꽉찬속 만두'가 인기를 끌자 올여름 동원F&B, 해태제과가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했다. 에어프라이어의 인기에 힘입어 조리법이 간단해진 신제품들도 등장했다. 꿀이나 치즈를 만두소로 넣은 '스낵형' 만두, 딤섬·스프링롤을 재해석한 '미식형' 만두들도 잇따랐다. 만두가 가장 잘 팔리는 계절은 겨울이지만 올 여름에는 갖가지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풀무원의 '생가득 얇은피꽉찬속 만두'는 피 두께가 0.7㎜다. 시판되는 냉동만두의 평균 만두피 두께(1.5㎜)의 절반 수준이다.
피를 얇게 만들기 위해서는 피가 찢어지지 않게 만드는 기술력이 핵심이다. 만두를 찌거나 굽거나 국에 넣어 끓여도 소가 터져나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풀무원 측은 "피가 얇아진 만큼 더욱 쫄깃하게 만들어 조리시 쉽게 찢어지지 않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한다.
풀무원에 따르면 얇은피꽉찬속만두는 출시 한달 만에 120만 봉지가 팔려나갔다. 지난 3월 11.6%포인트였던 풀무원의 국내 냉동만두 시장 내 점유율은 얇은피 만두 덕분에 한 달만에 4%포인트 상승한 15.6%가 됐다. 시장 내 순위도 4위에서 2위로 단숨에 뛰어 올랐다.
얇은피 만두의 인기가 지속되자 동원F&B도 지난 7월 '개성 얇은피 김치만두'를 내놨다. 기존 만두 제품들에 비해 피 두께를 20% 줄였고 고기·김치·새우 3종으로 준비했다. 이 제품은 출시 한달만에 15억원어치가 팔려나가 2017년 말 이후 출시된 신제품 중 가장 성장세가 빠르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한달 뒤에는 해태제과가 피 두께를 0.65㎜까지 줄인 '고향만두 소담' 2종을 출시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감자전분 대신 타피오카 전분을 넣은 반죽을 사용해 피를 얇으면서도 쫄깃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에어프라이어나 전자레인지 등으로 더 간편하게 만두를 조리해 먹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이에 특화된 만두 제품들도 나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7월 중순 '비비고 튀긴 왕교자'와 '비비고 찐 왕교자'를 출시했다. 튀긴 왕교자는 조리할 때 기름을 따로 바르지 않고 에어프라이어에 8분간 돌리면 돼 조리 시간이 기존 군만두 제품에 비해 2분의 1가량으로 줄었다. 전자레인지에 특화된 찐 왕교자는 봉지째 전자레인지에 2분 30초간 돌리면 완성된다.
불과 보름 뒤 신세계푸드는 에어프라이어 전용 간편식 브랜드 '올반 에어쿡'을 론칭하고 첫 제품으로 '토마토살사 타코만두'를 출시했다. 멕시코 전통 요리 '타코'와 군만두를 결합해 만든 퓨전 가정간편식이다. 180~185도로 예열된 에어프라이어에서 약 10분간 조리하면 손쉽게 이국적인 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만두소로 꿀이나 치즈를 넣은 독특한 상품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풀무원은 '생가득 호떡만두'를, CJ제일제당은 '고메 호떡만두'를 출시해 달콤한 맛을 만두와 조화시켰다. '미식형' 만두도 시장을 이끌 차세대 제품군으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중화권, 동남아시아로의 해외 여행객이 증가하면서 딤섬·스프링롤 등 외국 음식에 대한 소비자들의 노출도가 커지면서다.
풀무원은 지난해 말 중국 딤섬을 벤치마킹한 '육즙듬뿍만두'와 '새우듬뿍만두'를 출시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부터 베트남에서 생산한 'CJ까우제'의 스프링롤을 국내로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고메 새우 스프링롤'은 현지와 국내 조리법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제조 공정을 달리했다. 현지에서는 스프링롤을 주로 튀겨 먹지만 한국에서는 팬으로 조리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튀기지 않고 찌는 공정을 거쳐 제작했다
국내 냉동만두 시장 규모는 2014년 3995억원에서 2016년 4400억원 규모로 급속히 성장했다가 지난해에는 4526억원을 기록하는 등 성장세가 주춤하다. 업계 관계자는 "피부터 조리법까지 다양화한 만두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업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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