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이 한국 경제에 그늘을 드리울 것이라는 전망에 소비자심리지수가 2년 7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소비심리 악화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 민간소비도 타격을 입게 됩니다.
오늘(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2.5로 한 달 전보다 3.4포인트 떨어졌습니다.
CCSI는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지수가 100보다 작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2003∼2018년)보다 비관적임을 뜻합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4월 101.6까지 오른 다음 4개월 연속 하락하며 2017년 1월(92.4) 이후 최저로 낮아졌습니다.
한은은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배경으로 "일본 수출규제, 미중 무역분쟁, 수출 부진에 주가 하락과 환율 상승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봤습니다.
대내외 변수들이 한국 경제와 가계의 형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에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다는 설명입니다.
일본의 규제와 미중 분쟁 등 겹악재에 원/달러 환율은 이달 5일 1,200원선을 돌파했습니다. 코스피는 2일 1,900선으로 밀렸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항목 모두가 하락했습니다.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생활형편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3포인트 떨어진 89였습니다. 이는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있던 2009년 3월(80) 이후 가장 낮습니다. 가계수입전망 CSI도 2포인트 하락한 94로 2009년 4월(92) 이후 최저였습니다.
현재생활형편 CSI는 1포인트 하락한 90, 소비지출전망 CSI는 2포인트 내린 105였습니다.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을 어떻게 보는지를 담은 현재경기판단 CSI는 4포인트 빠진 63이었습니다. 향후경기전망 CSI도 4포인트 하락한 66으로 2016년 12월(65) 이후 최저였습니다.
한은 관계자는 "앞으로의 생활 형편과 가계수입에 대한 개인들의 심리가 상당히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취업기회전망 CSI는 경기둔화 우려 확산에 3포인트 하락한 74를 나타냈습니다.
금리수준전망 CSI는 미국과 한국이 금리를 또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9포인트 빠진 85였습니다.
반대로 집값이 더 오른다는 기대는 커졌습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포인트 오른 107로, 9·13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직후인 지난해 10월(114)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복수응답)으로는 공공요금(42.1%), 석유류제품(39.1%), 공업제품(31.4%) 순이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