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상포진 질환이 최근 30~40대에서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2014~2018년 대상포진 환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진료인원은 5년간 연평균 3%씩 늘었다. 여성 진료인원이 남성의 1.6배였으며 50대 이상이 전체의 63%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포진은 피부에 통증과 함께 발진·수포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수두를 유발하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의해 생긴다. 몸의 한쪽으로 띠 모양의 발진이 나타나기 때문에 '대상(帶狀)'이라는 말이 붙는다. 2~10세 소아기 때 수두나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체내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진 시기에 신경을 타고 올라와 물집이 발생한다.
국내에서 대상포진으로 요양기관을 방문한 진료인원은 2014년 64만명에서 2018년 72만명으로 12.4% 늘었다. 남성은 2014년 25만명에서 2018년 28만명으로 12.9%, 여성은 39만명에서 44만명으로 12% 늘어 남녀 모두 비슷한 증가율을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50대 환자가 17만7000명(24.5%)으로 가장 많았고 60대 15만3000명(21.1%), 40대 11만3000명(15.7%) 순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50대가 11만5000명(26.2%)으로 가장 많이 진료를 받았다. 남성도 50대, 60대, 40대 순으로 남녀 모두 중장년층(40~60대)에서 많은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젊은층 대상포진 환자도 증가하고 있어 이 질환이 더 이상 중장년층 질환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인구 10만명당 대상포진 진료인원은 최근 5년간 연평균 2.6% 늘었지만 30대 4%, 40대 3.6% 등 3040세대에서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조정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최근 대상포진에 대한 위험성이 널리 알려져 통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라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긴 하지만 면역력 저하를 일으키는 스트레스가 30~40대에서 더욱 커짐에 따라 대상포진 증가율이 이들 세대에서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간 대상포진의 월별 평균 진료인원 추이를 보면 매년 7~8월에 진료인원이 다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교수는 "무더위에 따른 체력 저하가 면역력 저하를 일으켜 대상포진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상포진은 머리에서부터 발끝까지 어느 부위에서라도 다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흉부와 안면부에서 자주 발생한다. 피부에 발진이 나타나기 며칠 전부터 심한 통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염좌나 추간판 탈출증, 담, 결석, 협심증 등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피부 병변이 나오기 수일 전부터 몸의 한쪽 편 피부가 가렵거나 저리고 쏘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며 이후 띠 모양으로 발진이 생기고 딱지가 앉는다. 이러한 피부 병변은 2~4주가 지나면 흉터나 거뭇거뭇한 색소 침착을 남기고 치유되지만 통증은 신경손상과 신경 전달체계 교란에 의해 점점 심해진다.
특히 대상포진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뇌수막염, 실명, 안면마비, 청력 손실, 근력 저하 같은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다. 적절한 치료를 한 경우 통증은 피부 병변이 생긴 지 1~2개월 후 사라지지만 3~4개월이 지나도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가 있다. 신경 손상과 지속적인 통증 신호 자극에 의해 통증 전달체계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를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부른다.
대상포진 치료는 발진이나 수포 같은 피부 증상이 나온 후 3일 안에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이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을 초기에 억제시키고 통증을 감소시키며 손상된 신경의 회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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