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대병원 안과 김경우 교수가 근시가 의심되는 어린이의 눈을 검사하고 있다. |
근시는 먼 곳을 쳐다볼 때 사물의 상이 망막 앞쪽에 맺히는 굴절 이상으로 가까운 곳은 상대적으로 잘 보이지만 멀리 있는 것이 잘 안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근시는 대개 성장기 때 키가 자라고 안구가 길어지면서 함께 진행하는 경향을 보이지만 어린 시절 좋지 않은 시력 활동습관이 근시를 빠르게 조장한다.
근시 교정은 일반적으로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사용하게 되는데, 안경이 불편해서 벗고 싶거나 근시 진행 속도가 빠른 아이들은 특수렌즈인 드림렌즈 착용을 하기도 한다. 드림렌즈는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높은 산소투과성 재질의 특수렌즈로 각막 중심부를 눌러줌으로써 각막의 형태를 변화시켜 근시와 난시 진행을 억제하거나 교정하는 렌즈로, 안경없이 근시를 교정한다. 드림렌즈는 일반적인 소프트콘택트렌즈, 하드콘택트렌즈와 달리 밤에 잠잘 때만 착용하는 렌즈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인데, 자기 전에 렌즈를 착용하고 자는 동안 렌즈가 각막을 눌러주어 아침에 렌즈를 빼고 나면 활동시간 동안 거의 불편함 없이 지낼 수 있어서 '드림렌즈'라는 애칭이 붙게 됐다.
중앙대병원 안과 김경우 교수는 "드림렌즈 원리는 자는 동안 렌즈가 각막의 가운데를 눌러서 근시를 교정해주는 것으로, 수면동안 각막을 편평하게 하여 당장에는 근시를 교정하고 장기적으로는 근시의 진행 속도를 억제하게 된다"며 "아침에 일어나서 렌즈를 빼고 활동하는 낮 동안에는 안경이나 콘택트렌즈 없이 잘 보이는 시력으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으며, 각막의 탄력성이 좋은 어린이의 근시 진행을 막는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김경우 교수는 이어"미국시과학연구회(IOVS; Investigative Ophthalmology and Visual Science)에서 발표한 대규모 연구 논문에 따르면 만 6~10세의 근시 환아 102명을 대상으로 드림렌즈를 착용했을 때와 안경만을 착용한 경우를 2년간 비교 관찰한 결과, 안경만 착용한 소아에 비해 드림렌즈를 착용한 소아에서 근시 진행이 약 43% 억제됐으며, 이러한 근시 진행 억제 효과는 어릴 때인 7~8세에 시작할수록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드림렌즈는 각막 모양을 변화시켜 근시를 교정하는 방법으로 처방 전 반드시 안과에서 근시, 난시정도의 검사, 각막 이상 여부에 대한 검사를 시행해야 하는데, 안과를 방문해 눈 검사를 한 후 아이의 눈 근시와 각막 모양에 맞는 렌즈를 선택해 착용해볼 수 있으며, 이후 약 1주일 동안 렌즈를 착용해본 후 근시 교정과 시력 호전의 패턴을 관찰한 후 최적의 렌즈를 처방하게 된다.
드림렌즈 사용을 위해서는 착용 초기에 충분한 시력 교정을 위해 매일 8시간 착용하고, 약 한달 뒤 충분히 각막이 눌려진 후 근시 도수에 따라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 정도 렌즈 착용을 하지 않아도 시력이 어느 정도 잘 유지될 수 있다.
보통 기존의 근시 정도에 따라서 다르지만 드림렌즈를 착용하고 바로 다음날부터 호전을 느낄 수 있고, 1~2주 내 정상 범위내 시력으로 근시가 교정되며 안구 길이가 길어지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근시 진행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드림렌즈는 아이들에서 많이 사용하지만 드림렌즈는 수술과 달리 각막에 손상을 주지 않고 시력을 교정할 수 있기 때문에 성장기 어린이, 청소년, 직장인, 어른 모든 연령대에서 사용할 수 있다.
중앙대병원 안과 김경우 교수는 "드림렌즈는 렌즈를 착용하기에 적합한 도수인지 여부와 각막이나 결막의 염증, 안구건조증 등이 있는지를 포함해 정밀한 안과 검사를 시행한 후에 착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며 "중등도 이하의 근시, 난시(약 근시-4.5D, 난시-1.5D 이하), 근시가 진행되고 있는 성장기에 안경이 불편해 벗고 싶은 아이, 근시 진행 속도가 부쩍 빨라지거나 부모 시력이 나빠서 근시의 유전적 경향이 있는 아이, 활동량이 많은 운동을 즐겨하는
한편 심한 고도근시는 각막을 눌러주는 양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착용할 수 없는 경우도 있으므로, 성장기 아이들은 너무 근시가 진행되기 전에 착용해 더 이상 눈이 많이 나빠지지 않게 해 주는 것 역시 중요하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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