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마음에, 또 어쩔 수 없이 불법 사채를 쓰는 사람들이 무려 33만 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불법 사채의 '덫'에 빠진 서민들을, 단속기관인 경찰들마저 외면하고 심지어 비웃고 있습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불법 사채에 손을 댔다 어렵게 찾아간 경찰서.
하지만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 인터뷰 : A씨 / 불법사채 피해자
- "아니 그 비싼 걸 왜 썼어요? 이런 식이에요. 안 쓰면 되지 않냐, 보관증 받았냐? 그럼 못 받아. 이런 식으로 말하면서 경찰은 아예 포기하라는 식으로 말하세요."
직원을 12명이나 둔 4개의 의류 점포를 운영했지만, 급한 결제금 때문에 사채에 손을 댄 게 화근이었습니다.
5백만 원 사채는 9천만 원이 됐고, 300%가 넘는 이자를 내다보니 2억 원을 주고도 빚이 산더미처럼 남았습니다.
▶ 인터뷰 : A씨 / 불법사채 피해자
- "자살 충동도 몇 번이나 하고, 또 우울증에 공황장애까지 생겨서 뱃속에 아기도 있어서 억제하고 참고 그러긴 하는데…."
생활비 4백만 원 때문에 생활 정보지를 펼쳐봤던 B씨도 딱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통장 6개와 현금카드를 건네주면 돈을 빌려준다는 말에 속은 겁니다.
B씨의 통장은 '보이스 피싱'에 사용되고 말았습니다.
▶ 인터뷰 : B씨 / 불법사채 피해자
- "대출을 조건으로 통장을 줬다고 하더라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 된데요. (경찰이) 제가 처벌을 받게 될 거라고 그러더라고요."
B씨는 혼자 외로운 법정싸움을 벌일 처지가 됐습니다.
학비가 필요했던 C씨 역시 350만 원을 빌린 게 화근이 됐습니다.
이자를 갚기 위해 또 사채를 쓰다 보니 사채만 2천만 원이 넘었습니다.
▶ 인터뷰 : C씨 / 불법사채 피해자
- "처음에는 아르바이트하면서 냈는데, 나중에는 감당이 안 되니까 생활정보지에서 대출을 찾게 됐는데 대출해 준 데요. 10일에 한번씩 이자를 내야 하는데…."
지금도 33만 명이 넘는 서민들이 불법 사채의 문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은행에 이어, 민중의 지팡이 경찰에게마저 외면받은 서민들은 어디 하나 손을 내밀 곳조차 없습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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