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서지아, 김난희, 신철 교수 연구팀이 수면시간이 늦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제2형 당뇨병이 발병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당뇨병이 없는 40~69세의 총 3,689명 코호트를 약 1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습관적으로 수면 시작시간이 늦으면(새벽 1시 이후 취침) 당뇨병이 발병할 위험이 1.34배 더 높았으며, 특히 65세 이상 고령이거나, 기저에 인슐린 저항성이 높고 인슐린 분비능력은 낮아 당뇨병 발생 위험이 높았던 사람의 경우에는 늦은 수면자에서 이른 수면자에 비해 당뇨병 발생 위험이 2~4배 이상으로 더욱 높았다고 4일 밝혔다.
수면 장애와 당뇨병 발생과의 상관성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대부분 지나치게 짧거나 긴 수면시간 또는 불면증에서의 당뇨병 발병 위험 증가에 초점을 맞춰 진행되어왔다. 서지아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교대근무처럼 수면 주기가 극도로 바뀐 상황이 아니라 단지 습관적으로 늦게 취침하는 사람들에서도 수면시간이나 수면의 질과 상관없이 제2형 당뇨병의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처음으로 증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 작용이 감소(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는데 보상적 인슐린 분비 증가가 적절히 이뤄지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12년간의 관찰 연구 기간 동안 늦게 취침한 사람은 일찍 취침한 사람에 비해 당뇨병 발생 기전인 인슐린 저항성이 더 많이 증가했다.
서지아 교수는 "늦은 수면을 자제하고 적당한 시간에 취침하는 것만으로도 장년층의 당뇨병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고, 특히 고령의 당뇨병 고위험군에서 습관적으로 늦게 취침하는 것은 꼭 피하는 것이 좋겠다"라며 "이번 연구에 포함되지 않았던 젊은 인구에서도 습관적으로 늦게 취침하는 것이 당뇨병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지, 아침형/저녁형 타입에 따라, 자발적/비자발적 수면 시작시간에 따라 위험의 차이가 있는지 등 더욱 확장된 연구 및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수면패턴을 규명하는 것은 당뇨병 발생 위험을 낮춰 국민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이 연구는 질병관리본부의 지원으로 2002년부터 현재까지 고려대 안산병원에서 진행 중인 한국인 유전체 역학 연구 사업-안산코호트-의 일환으로 수행된 연구로서, 국제학술지인 'SLEEP' 2019년 4월호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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