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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은 31일 울산대 체육관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회사의 분할 승인, 사내이사 선임 등에 대한 안건을 통과시켰다. [사진 제공 = 현대중공업] |
노조가 당초 주총장으로 계획된 울산한마음회관을 점거하고 사측·주주들의 진입을 막자, 사측은 울산 본사 정문에 버스 10여대로 차벽을 세워 노조의 시선을 분산시킨 뒤 울산대 체육관으로 주총장을 변경해 임시주총을 열었다.
이번 회사 분할 안건 통과로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압도적 글로벌 1위 조선사로 도약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을 넘었다. 그러나 노조 측이 이번 주총에 대한 원천무효 소송을 내겠다며 반발하고, 각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아야 하는 등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울산대 체육관에서 열린 임시주총에서 분할계획서 승인, 사내이사 선임의 안건이 각각 참석주식 수의 99.9%, 94.4%의 찬성을 받아 통과했다고 밝혔다.
임시주총이 열리기까지 노사는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였다.
당초 주총장으로 계획된 한마음회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던 노조는 이날 오전 7시 45분께부터 주총장에 진입하려는 사측·주주들을 막아섰다. 이후 사측이 울산 본사 앞에 버스 10여대로 차벽을 세우는 등 본사에서 임시주총을 개최하려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자 노조는 일부 노조원들을 본사 정문 앞으로 집결시켰다. 한마음회관과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앞에서 노사가 대치하는 가운데, 경찰도 물리적 충돌을 대비해 각각의 장소에 모두 수천명의 경찰력을 배치했다.
이후 임시주총 의장이 한마음회관 앞에서 오전 11시 10분에 울산대 체육관에서 임시주총을 개최한다고 안내했고, 바뀐 주총장에서 개최된 임시주총에서는 10여분만에 회사 분할 안건이 통과됐다.
분할계획서 승인에 따라 현대중공업은 다음달 3일 그룹의 조선계열사들을 거느리는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존속법인)과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신설법인)으로 나뉜다.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지원, 투자, 미래기술 연구·개발(R&D) 등을 수행하는 기술중심 회사의 역할을 수행하고, 현대중공업은 조선, 해양플랜트, 엔진기계 등 사업부문의 전문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강조했다.
특히 한국조선해양은 각국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대우조선해양도 인수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은 지난 3월 8일 각각 산은이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주식과 현대중공업지주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한 중간지주회사의 주식을 맞바꾸는 구조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은 공권력 투입이나 큰 물리적 충돌 없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계획대로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그룹과 2위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이 결합하면 작년 말 기준으로 글로벌 수주 잔량의 21.2%를 차지하는 압도적 1위 조선사가 된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우선 노조 측은 이번 임시주총에 대해 주주들의 자유로운 참석이 보장되지 않았기에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는 소송에 나설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각국의 기업결합 심사도 녹록지 않다. 초대형 조선사의 탄생에 대한 독과점 논란이 일 수 있어서다. 현대중공업은 다음달 둘째 주까지 대우조선에 대한 실사를 마무리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지만, 한국 뿐 아니라 미국·유럽 등 전 세계 경쟁당국으로부터도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편 현대중공업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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