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중국 화웨이(華爲)에 대한 '거래 제한'에 한국의 동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국내 주요 IT 기업들은 당장 이를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오늘(28일) 전해졌습니다.
직접적인 매출 타격 우려도 있지만 개별 기업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닌데다 파장을 감당하기도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여겨집니다.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화웨이에 휴대전화 등의 부품을 공급하는 대기업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으로, 이들 업체는 최근 사태와 관련해 내부적으로 대응책을 검토한 결과 '거래 중단'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해 고강도 압박을 이어가면서 다른 나라의 유력 IT 기업에 대해서도 우회적으로 동참을 요구하고 있으나 국내 기업들은 일단 화웨이에 대한 부품 공급은 계속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입니다.
특히 일부 기업은 최근 방한한 화웨이 고위임원에게 "부품 공급을 중단할 계획은 없으니 안심해도 좋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임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을 찾아 미국 정부의 최근 압박과 일부 유럽·일본 기업의 거래 중단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며 부품 공급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그러나 "화웨이 임원의 방문을 확인할 수는 없다"면서 "설령 방문했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주문한 부품의 물량 점검 등의 차원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에도 이런 방문은 종종 있었으나 최근 사태로 인해 더 관심이 쏠리고 과도한 의미가 부여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업체 관계자는 "미국의 압박이나 화웨이 임원의 방문이 부품 공급 여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면서 "이건 국가 간 문제로, 개별 기업이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 IT 기업들은 화웨이에 대한 거래 중단을 전격적으로 결정할 경우 '제2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경우는 다르지만 화웨이가 중국에서 차지하는 상징적인 의미를 감안했을 때 한국산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불매 운동이 벌어질
한 대기업 관계자는 "우리 정부에서도 IT 기업에 대해 별다른 안내나 지침을 주지 않은 상태"라면서 "화웨이에 대해 당장 부품 공급을 중단할 이유는 없지만 워낙 상황이 가변적이어서 일단은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