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는 아니라고 하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연일 달러 확보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의 달러 공급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여전히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은영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9월 말 현재 은행들의 외화유동성 비율은 100.5%.
외화유동성 비율이란 만기 3개월 이내 외화자산을 만기 3개월 이내 외화부채로 나눈 것으로 이 비율이 100%가 넘는다는 것은 외화자산이 외화 부채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적어도 3개월까지는 외화조달이 안 되더라도 은행권의 외화유동성에는 별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창용 /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 "적어도 3개월 정도는 아무리 외화조달이 안되더라도 은행 스스로가 충분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하지만 이는 부도 같은 최악의 상황은 없다는 것이지, 외화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정부가 은행과 수출 중소기업에 50억 달러를 공급하기로 했지만 은행권에선 아직 그 온기를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시중은행 관계자
- "유동성의 상황이 개선되는 기미가 없어요. 지금 현재 오버나이트 금리는 말씀하신대로 안정화됐는데, 문제는 3개월 물 넘는 차입은 달러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죠. "
실제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의 2014년 물 외평채 가산금리는 최근 2.73%로 사상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습니다.
외화자산을 팔라는 정부의 압박도 그다지 현실성이 없다는 반응입니다.
▶ 인터뷰(☎) : 시중은행 관계자
- "노력은 하고 있으나 시장이 없어요. 시장이 형성돼야 팔고 사고 할 텐데. 다만 얼마라도 유동성을 보강하고자 땡처리 하려 해도 상대방이 한군데밖에 없대요."
문제는 신용경색이 장기화할 경우입니다.
은행들이 수출환어음 매입이나 외화대출 등 외화관련 영업을 전면 중단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입니다.
외환시장의 신용경색 현상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 7천억 달러가 투입되는 다음 주쯤이 중대 기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은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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