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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토요타코리아] |
토요타코리아가 지난 21일부터 판매에 들어간 신형 라브4는 토요타 SUV를 대표하는 모델이다. 'SUV=프레임 바디'가 공식처럼 여겨지던 1996년 모노코크 방식을 처음으로 적용한 SUV이자 '승용차 타입 스몰 SUV' 시대를 개척한 트렌드세터다.
라브4는 출시 이후 레저 생활을 중시하는 30~40대에게 사랑받으며 글로벌 베스트셀링카가 됐다. 차명도 'Recreational Activity Vehicle with 4-wheel drive'라는 의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누적 판매대수는 896만대에 달한다.
그러나 혼다, 닛산, 지프(Jeep) 등 경쟁사가 내놓은 SUV가 등장하면서 라브4의 존재감은 약해졌다. 2010년대 들어서는 SUV가 대표적인 도심용 자동차인 세단을 대체할 수 있는 성능과 편의성을 갖추면서 SUV 대세가 형성됐다. 덩달아 경쟁차종도 더 많아졌다. 게다가 폭스바겐 티구안이라는 절대 강자의 등장으로 존재감은 더 약해졌다.
토요타는 이에 '초심'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도심용 SUV 성향을 버릴 수 없지만 이름값에 어울리는 4륜구동 성향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개발 콘셉트는 도심형 SUV에 어울리는 세련미와 정교함은 물론 4륜구동이 주는 강인함과 편안함까지 갖춘 SUV라는 뜻을 담은 'Robust Accurate Vehicle with 4-Wheel Drive'로 정했다.
라브4는 저중심·경량화·고강성화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 플랫폼을 적용했다. 전장x전폭x전고는 4600x1855x1685mm로 기존 모델(4605x1845x1705mm)보다 넓고 낮아졌다. 실내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660mm에서 2690mm로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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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토요타코리아] |
기존 모델보다 커진 다각형 라디에이터 그릴, 칼날처럼 날카롭게 보닛 안쪽으로 파고든 뒤 직선 형태의 가로 바로 연결된 LED 헤드램프, 다각형 디자인의 휠 아치로 강렬함도 추구했다.
리어 램프 디자인도 뭉뚝한 창을 닮았던 기존 모델과 달리 칼날처럼 날카로워졌다. 또 헤드램프처럼 직선 가로 바로 두 개의 리어램프를 연결시켰다.
실내는 깔끔하다. 7인치 컬러 옵티트론 미터 계기판, 팝업 형태 7인치 터치 방식 디스플레이로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추구했다. 손잡이 형태의 사이드 브레이크 대신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새턴코팅 장식으로 꾸민 가죽 스티어링휠, 반응성이 우수하고 미끄러짐이 적은 오르간 타입 페달 등으로 고급스러움도 갖췄다.
프레임 하나에 에코·노말·스포츠로 구성된 드라이브 모드 조그 셔틀 다이얼, 기어스틱, 오프로드용 트레일 모드 조작 버튼,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버튼을 모두 넣어 조작 편의성도 향상했다.
대시보드는 낮고 평평하게 디자인해 개방감을 강조하면서 넓은 운전 시야를 제공한다. 동종 SUV보다 큰 사이드미러와 룸미러도 시야 확보에 한몫한다. 기존 원형 송풍구 대신 리어 램프와 비슷한 형태의 다각형 송풍구도 적용했다.
낭비되는 공간을 없애 실용성도 향상했다. 컵홀더는 깊이가 깊어 기어스틱을 움직일 때 거추장스럽지 않다. 글러브 박스 위와 운전석 왼쪽 공간에는 스마트폰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기어스틱 앞쪽에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공간을 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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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토요타코리아] |
트렁크 기본 적재용량은 580ℓ로 넉넉하다. 화물용 여행가방 4개와 기내용 여행가방 2개를 한꺼번에 적재할 수 있다. 디럭스 유모차와 기내반입용 접이식 유모차도 함께 실을 수 있다.
힘도 세졌다. 2.5 가솔린 2WD는 최고출력이 207마력, 최대토크가 24.8kg.m로 기존 모델(179마력, 23.8kg.m)보다 성능이 업그레이드됐다. 연비도 9.4~9.6km/ℓ에서 11.4km/ℓ로 좋아졌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시스템 총 출력이 218~222마력, 최대토크가 22.5kg.m, 연비가 15.5~15.9km/ℓ다.
시승차는 하이브리드 AWD 모델이다. 시스템 총 출력은 222마력, 연비는 15.5km/ℓ다. 시동을 켜면 전기차처럼 소리가 거의 나지 않는다. 노멀 모드로 저속으로 주행할 때도 전기차처럼 조용하다.
가속 페달 반응 속도도 빠르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한 뒤 가속페달을 밟자 엔진이 움직이는 소리가 커지면서 동시에 속도를 높인다. 코너를 돌 때나 고속으로 달릴 때도 안정적인 몸놀림을 보여줘 불안감이 들지 않는다.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E-Four)이 차체 안정성에 한몫해서다.
반 자율주행 기능도 우수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작동시키면 앞차와 설정해둔 간격을 유지한다. 차선유지 어시스트(LKA)는 차체가 차선을 이탈하면 운전자에게 경고를 하고 스티어링휠을 제어해 차선을 유지시켜준다. 차선추적 어시스트(LTA)는 곡선 구간이나 차선에 칠해진 도료가 훼손된 곳에서도 아스팔트나 연석 경계선을 인식해 차선 이탈 방지를 지원한다.
자갈과 흙이 뒤엉킨 울퉁불퉁한 오프로드에서는 수직으로 배치된 더블위시본 서스펜션의 쇼크 업소버가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했다. 몸이 좌우로 거칠게 요동치지 않고 부드럽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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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토요타코리아] |
인공 오프로드 코스는 모글 코스, 내리막 경사로, 험지 주행구간, 오르막 경사로, 사면 경사로로 구성됐다.
트레일 모드를 켠 뒤 바퀴가 절반 정도 빠질 정도의 웅덩이가 곳곳에 있는 모글 코스로 진입했다.
웅덩이에 한쪽 바퀴가 빠져 공중에 들린 바퀴가 헛돌면 땅과 붙어있는 바퀴 쪽으로 동력이 강하게 배분됐다. 땅과 접된 바퀴가 강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웅덩이를 벗어났다. 클러스터에는 어느 바퀴가 헛돌고 있는 지, 동력을 어떻게 배분하고 있는 지 알려주는 그래픽이 표시됐다.
둥근 자갈과 모래도 뒤덮인 험로에서 시속 50~60km로 달릴 때도 슬립 현상이 적게 발생했다. 오르막길 중간에 멈춘 뒤 브레이크를 떼자 뒤로 밀리지 않고 3초간 정지 상태로 멈췄다. 3초 뒤 차체가 뒤로 밀릴 때 가속페달을 밟자 뒤에서 힘차게 밀어주는 느낌과 함께 위로 치고 올라갔다. 사면 경사로에서는 차체가 20도 가량 기울어졌지만 평지를
가격경쟁력도 갖췄다. 가솔린 모델은 3540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은 3930만~4580만원이다. 하이브리드카가 현실적인 친환경차로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국내에서 '3000만원대 수입 하이브리드 SUV'는 라브4만 있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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