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 열심히 일해준 것 밖에 없어" 최후진술서 울먹인 이명희 전 이사장

↑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좌)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 = 매경DB]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고가의 가방과 도자기 등 개인물품을 해외에서 밀수한 혐의를 받는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형사 6단독 오창훈 판사) 심리로 16일 오후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 씨에게 징역 1년4개월에 6200만원 추징을 구형했으며, 동일한 혐의의 이 씨에게 징역 1년 및 벌금 2000만원 추징 3200만원을 구형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대한항공 직원 2명에겐 각각 징역 8월, 징역 6월 및 집행유예 1년이 구형됐다. 대한항공에겐 5000만원의 벌금을 내도록 구형했다. 국적기를 이용해 이 씨와 조 씨가 조직적으로 밀수 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무겁단 게 검찰 측 설명이다.
조 씨는 최후진술에서 "법적인 절차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이런 잘못을 저지른 점을 깊이 반성한다"며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 씨는 "이 미련한 사람의 부탁으로 우리 직원들은 열심히 일해준 거 밖에 없는데 여러번 조사를 받아 우리 직원들한테 정말 죄송하다"면서 "모르고 지은 죄가 더 무겁다고 했다. 이런 죄가 있단 것을 깨닫게 해준 조사관님과 검사님께 감사드린다. 정말 죄송하고 앞으로 이런 일은 정말 없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이 씨와 조 씨 측이 선임한 법무법인 광장 소속 변호인도 검찰이 기소한 내용을 모두 인정하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 씨는 지난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대한항공 해외지사를 이용해 도자기와 장식품, 과일 등을 대한항공 여객기를 이용해 총 46차례, 약 3700만원을 밀수한 혐의를 받는다. 또, 지난 2014년 1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해외에서 구입한 쇼파와 선반 등 약 3500만원 상당 개인물품의 수입자 및 납세의무자를 (주)대한항공으로 허위신고한 혐의도 받는다.
조 씨와 대한항공 직원 2명은 지난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해외 온라인몰에서 구입한 약 9000만원 상당의 가방과 의류를 205차례에 걸쳐 대한항공 여객기로 밀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초 재판은 지난 3월 21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재판부가 변경되면서 지난달 15일로 미뤄졌으며, 이에 앞서 같은 달 7일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장례절차를 위해 한 차례 더 연기됐다.
한편 같은 혐의로 세관 당국에 입건돼 기소 의견으로 송치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검찰로부터 혐의없음을 받아 불기소 처분됐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