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1분기에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다운턴(하락국면)'의 직격탄을 맞으며 최근 10분기 만에 가장 적은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매분기 10조원을 넘어섰던 반도체 영업이익이 5조원을 밑돌았고, 또다른 부품 사업인 디스플레이 부문은 3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냈습니다.
특히 2분기에는 성적이 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고, 하반기에도 급격한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2017년과 지난해에 기록했던 실적 신기록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삼성전자는 올 1∼3분기(1분기) 연결 기준 확정 실적으로 매출 52조 3천 855억원, 영업이익 6조 2천 333억원을 각각 올렸다고 오늘(30일) 공시했습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60조 5천 637억원)보다 13.5% 줄었으며, 전분기(59조 2천 650억원)보다도 11.6% 감소했습니다. 지난 2017년 1분기(50조 5천 500억원) 이후 가장 적은 수치입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15조 6천 422억원)보다 무려 60.2%나 감소했으며, 전분기(10조 8천 6억원)에 비해서도 42.3% 줄어들면서 거의 '반토막' 났습니다. 지난 2016년 3분기(5조 2천억원) 이후 10분기 만에 최저치입니다.
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영업이익률은 전년 동기(25.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11.9%로, 수익성도 급격히 악화했습니다. 역시 2016년 3분기(10.9%)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
주력인 반도체 사업의 이익 급감이 실적에 '치명타'로 작용했습니다. 지난 2년간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나왔던 '반도체 편중'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한 셈입니다.
반도체 사업은 매출 14조 4천 700억원에 영업이익 4조 1천 200억원을 기록하며 2016년 3분기(3조 3천 700억원) 이후 최저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반도체 흑자가 5조원을 밑돈 것은 2016년 4분기(4조 9천 500억원) 이후 9분기 만에 처음입니다.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28.5%로, 역대 최고치였던 1년 전(55.6%)은 물론 업황 하락이 본격화했던 전분기(41.4%)와 비교해서도 '수직하락'했습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올레드 패널 출하 감소와 LCD 패널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5천 6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2016년 1분기(2천 700억원) 이후 첫 분기 적자입니다.
스마트폰 등 IM(IT·모바일) 부문은 갤럭시 S10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분기(1조 5천 100억원)보다 영업이익이 50.3%나 증가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3조 7천 700억원)에는 훨씬 못 미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2천 800억원)의 2배 수준인 5천 4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이밖에 지난 2017년 약 9조원을 들여 인수한 자동차 전장(전자장비) 업체 '하만'은 매출 2조 1천 900억원에 영업이익 100억원을 올렸습니다.
삼성전자는 "1분기 메모리 사업의 실적이 고객사들의 재고조정에 따른 수요 감소로 하락하고, 디스플레이 사업도 플렉시블 올레드 가동률 저하 등의 영향으로 부진하면서 전체적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수요에 적극 대응한 데 힘입어 전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됐다"고 강조했습니다.
스마트폰 등 무선 사업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갤럭시S10 시리즈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은 크게 늘었으나 중저가 라인업 재편 등에 따른 비용, 신모델 출시를 위한 마케팅 비용 등으로 인해 수익 개선은 제한적이었다고 자평했습니다.
소비자가전 부문은 QLED, 초대형 등 프리미엄 TV 신제품 판매 확대로 지난해보다 실적이 비교적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시설 투자는 4조
회사 측은 "올해 시설투자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시장 상황에 맞게 집행한다는 방침"이라면서 "메모리 분야는 중장기 수요 대응을 위해 인프라 투자는 지속하되 장비 관련 투자는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