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가 미국발 금융위기 쇼크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목소리를 내도 시원찮을 정부 경제팀이 불협화음을 보이면서 시장의 불안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천상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7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긴급 현안 보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자리를 나란히 했습니다.
하지만,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과 AIG의 구제금융 등으로 촉발된 미국발 금융위기를 바라보는 시각은 서로 달랐습니다.
▶ 인터뷰 : 강봉균 / 민주당 의원
- "이런 것들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작이라고 보는데 장관이나 총재는 어떻게 보세요."
▶ 인터뷰 : 강만수 / 기획재정부 장관
- "판단하기 아주 어려운 상황입니다."
▶ 인터뷰 : 이성태 / 한국은행 총재
- "금융 쪽에서는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있는 상황이고, 아마 시장이라는 쪽은 실물 쪽을 두고 하는 얘기 같은데, 이제 막 시작이 됐다고 봅니다."
강 장관은 그동안 "위기는 아니다,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불안심리 확산 차단에 급급한 반면, 이 총재는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두 사람은 환율을 놓고도 서로 다른 말을 해 시장에 혼선을 가져왔습니다.
강만수 장관이 "필요하면 외환시장에 개입하겠다"고 밝힌 바로 다음날 이 총재는 "환율은 상당기간 상승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다른 메시지를 시장에 보냈다가 한승수 국무총리로부터 입 조심하라는 경고를 듣기도 했습니다.
물론 경제상황에 대한 시각차는 있을 수 있지만, 지금처럼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위기로 번지는 긴급 상황에서 경제팀이 불협화음을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 인터뷰 : 임희정 /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책당국이 진지한 의견을 교환한 뒤 통일된 주장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무조건적인 비관론이나 낙관론 모두 피해야겠지만 정확한 상황 인식과 적절하고 통일된 대책만이 금융위기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지적에 경제팀이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mbn뉴스 천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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