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5개월째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삼성본관 임시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75%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1년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이날 한은 금통위의 결정은 대북제재로 인한 북한의 정치적 스탠스 변화와 국내 1분기 성장률 하락 우려가 계속되고 있으나, 정부 주도의 경기부양 정책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이같이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부는 "국내 경제는 서비스업 생산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광공업 생산,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 흐름이 부진하고 있다"고 그린북에서 진단했다. 그린북에 '부진'이라는 단어가 쓰인 것은 2016년 12월 이후 2년 4개월 만의 일이다. 지난달 그린북에서는 '연초 산업 활동 및 경제 심리 지표 개선 등 긍정적 모멘텀'을 언급했지만, 이달에는 해당 표현을 삭제하고 하방 리스크관리를 강조했다.
실제 2월 생산의 경우 광공업(-2.6%), 서비스업(-1.1%), 건설업(-4.6%)이 모두 감소하면서 전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1.9% 감소했다.
2월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각각 -0.1%, 1.9% 감소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2월 경기동행지수는 0.4%포인트, 전망을 보여주는 선행지수는 0.3%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수출은 예상보다 빠른 반도체 가격 조정과 세계 경제 둔화 영향으로 3월에도 감소세가 이어졌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잠정지표를 보면 3월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1.7% 줄었고 백화점 매출액과 할인점 매출액은 각각 1.3%, 2.0% 증가했다.
다만 경제 심리 지표는 전월에 이어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그린북은 3월 소비자심리지수가 전달보다 0.3포인트 넉 달 연속 개선되고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실적치가 4포인트 상승했다고 밝혔다. 3월 취업자 수는 일자리 사업 효과, 서비스업 증가 지속 등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5만명 늘었고, 실업률은 0.2%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농·축·수산물 및 석유류 가격 하락세와 개인 서비스 상승세 둔화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0.4%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가계부채는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가계 빚 역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해 저신용·저소득 계층의 부실 위험을 높이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여전히 미중 무역갈등, 브렉시트 등 불확실한 요인이 상존하는 가운데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반도체 업황 부진 등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시장은 이번 금통위의 기준금리 결정보다는 '경제 성장률 전망치'에 더 주목하고 있다. 지난 1월 금통위는 올해 전망치를 0.1%포인트 낮춘 2.6%로 전망했다. 금통위가 전망치를 유지할지가 관전 포인트로 IMF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2.6%란 전망을 내놓은 상태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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