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강릉 펜션 사고로 숙박시설에는 가스 경보기로 부르는 일산화탄소 경보기 설치가 의무화됐는데요.
하지만 시중에 팔리는 경보기의 일부는 성능이 미달한데다 경보 기준도 부적합했습니다.
김수형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해 강릉 펜션에서 가스 누출로 고등학생 3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습니다.
보일러 배관과 연통이 어긋나게 연결된 게 문제였지만, 실내에는 가스누출 경보기 조차 없어 피해가 컸습니다.
▶ 인터뷰 : 김진복 / 강릉경찰서장 (지난해 12월 20일)
- "(경보기가따로 설치되지 않았던 건 아닌가요?) 예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정부는 뒤늦게 숙박시설 경보기 설치를 의무화한다고 발표했고 시민들도 불안감에 자발적으로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박종환 / 서울 잠실동
- "경각심이 컸죠. (당시) 휴대용 가스 경보기를 꼭 하나 장만해야 되겠다…."
하지만 시중에 팔리는 14개 제품 중 13개는 설치가 간편한 건전지형인데, 일단 제품 기준이 없습니다.
▶ 스탠딩 : 김수형 / 기자
- "건전지형 경보기는 우리나라에 검사 기준 자체가 없어 검증을 받지 않은 채 시중에 유통되고 있습니다."
전원을 꽂아 사용하는 교류형 경보기 기준으로 실험해보니, 14개 경보기 중 4개 제품은 경보농도시험에 미흡했고, 3개는 경보음량이 기준치에 미달했습니다.
▶ 인터뷰 : 신국범 / 소비자원 제품안전팀장
- "시중에 팔리고 있는 일산화탄소 경보기에 대해서 이게 적절한 제품인지 조사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무화를 빨리 발표한 것 같습니다."
저농도라도 일산화탄소를 장시간 흡입하면 저산소증을 유발해 외국은 최저 50, 70ppm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펜션에서 학생들 구출 당시는 150~159ppm으로, 이 농도가 지속됐다면 최저 250ppm 기준의 국내 경보기는 울리지 않아 사고를 예방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MBN 뉴스 김수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