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의 비영리기업 스페이스IL이 보낸 민간 최초의 달 탐사선 '베레시트'가 12일 새벽(한국 시간) 착륙을 시도하는 도중 달 상공 22㎞ 지점에서 촬영한 달 표면 사진. [사진 제공=스페이스IL] |
12일(한국 시간) 스페이스IL은 "달 표면에 우주선을 착륙시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베레시트는 이날 오전 4시부터 달 표면 상공 200㎞ 지점부터 고도를 낮추며 착륙을 시도했지만, 메인 엔진과 관성 측정기에 문제가 생기면서 달 표면에 안착하지 못하고 통신이 끊겼다. 오퍼 도론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 우주총괄책임자는 "베레시트는 달 표면에 충돌하면서 부서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베레시트는 달 북위 25도, 동경 15도 '세레니티 해(맑음의 바다)' 북동쪽 지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초반에는 자동 착륙모드가 실행되면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달 표면 상공 17㎞ 지점까지 성공적으로 접근하며 상공 22㎞ 고도에서 달 표면을 촬영한 사진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막판부터 베레시트는 중심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했다. 고도 7km 지점에서 엔진이 갑자기 멈춘 뒤 다시 작동을 재개했지만 고도 150m 지점에서 통신까지 끊기면서 오전 4시 25분 스페이스일은 착륙 실패를 선언했다. 미국, 러시아, 중국에 이어 4번째 달 착륙 국가로 올라설 기회를 목전에서 놓친 셈이다.
도론 총괄책임자는 "불행하게도 착륙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우리는 달 궤도에 닿은 7번째 국가이자 달 표면에 도달한 4번째 국가"라며 "이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과"라고 말했다. 베레시트는 탑재된 카메라, 자력계, 역반사경 등 장치로 착륙 지점의 상세한 지형을 촬영하고, 지구와의 정확한 거리와 달 자기장을 측정할 계획이었다.
인류가 달 탐사를 처음 시작한 1950년대만 하더라도 초반에는 달 표면에 충돌시킬 목적으로 우주선을 보냈을 정도로 지구에서 38만㎞ 떨어진 달 표면에 우주선을 정확히 보내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사상 최초로 달 표면에 충돌하는 데 성공한 건 1959년 구 소련의 '루나 2호'다.처음 달에 안착한 우주선은 1966년 '루나 9호'이며, 달 궤도에 진입해 달 주위를 도는 데 성공한 것은 1966년 '루나 10호'다. 뒤 이어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탐사선들이 성공을 했다. 지난 1월 중국은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탐사선 '창어 4호'를 착륙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탐사로봇 '위투 2호'는 설계수명 3개월을 넘겨 현재까지 탐사를 이어가고 있다.
스페이스IL은 이번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재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이날 착륙 시도를 통제지휘실에서 지켜 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처음에 성공하지 못했다면 다시 시도하라"며 "이스라엘은 2년 내 달 착륙을 다시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이스IL은 베레시트 프로젝트에 약 1억달러를 투입했다.
한편 민간 달 탐사 경쟁 프로젝트를 추진했던 엑스(X)프라이즈재단은 스페이스IL의 달 착륙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100만달러의 상금을 수여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이스 IL은 엑스프라이즈재단이 구글의 후원을 받아 주최한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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