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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성주 털털한피부과의원 대표원장. |
최근 서울 강남구 털털한피부과의원에서 만난 황 원장은 "2000년대 초반에는 옮겨 심은 모발은 성장 속도·주기 등 원래의 성질을 유지한다는 '공여부 우성의 법칙'이 정설로 받아들여졌지만, 옮겨 심은 부위에 따라 성질이 달라지는 점을 발견하고 '수유부 영향설'을 제기했다"며 "이후 모발이식을 할 때 머리카락이 아닌 다른 신체 부위의 털을 옮겨 심어도 된다는 내용이 의학 교과서에 실렸다"고 설명했다. 이 공로로 황 원장은 세계 최연소로 세계모발이식학회의 백금모낭상을 받았다.
모발이식 분야의 권위자로 탈모 전문 의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황 원장은 자신을 찾아온 환자에게 쉽게 모발이식을 해주지 않는다. 초기 탈모 환자는 모발이식술을 받은 뒤 만족하지 못할 확률이 높아서다. 옮겨 심은 모발이 남은 상태에서 탈모가 더 진행되면 앞머리만 더듬이처럼 남아 외모를 더 악화시킬 위험도 있다. 때문에 황 원장은 자신을 찾는 초기 탈모 환자에게는 우선 약물 치료를 권한다. 모발이식을 받은 환자도 탈모가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약물을 치료를 멈추지 않는 게 좋다.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탈모 치료제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도 쓰이는 GSK의 아보다트(성분명 두타스테리드)와 MSD의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다. 두 약물은 모낭을 공격해 탈모를 진행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DHT(수소 2개와 테스토스테론의 결합체)의 생성을 막는다. 황 원장은 "탈모 초기부터 약물을 복용해 병의 진행을 늦추면 20여년 정도까지 머리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가지 약물 중에서는 두타스테리드를 먼저 권하는 편이라고 한다. 피나스테리드가 먼저 탈모치료에 쓰이기 시작했지만, 효과는 두타스테리드가 더 우수하고 부작용 위험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고 황 원장은 전했다.
두타스테리드의 효과가 우수한 이유는 모낭을 공격하는 DHT 생성을 더 광범위하게 막는 기전(약물이 몸 속에서 작용하는 과정)에 있다. 피나스테리드는 DHT 생성에 관여하는 5알파 환원효소 중 2형만 억제하는 데 반해 두타스테리드는 1형과 2형을 모두 억제한다.
두타스테리드와 피나스테리드는 남성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이기 때문에 성기능을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다. 다만 성기능과 관련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드물고, 실제 약물이 부작용을 일으키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기분 탓'이라고 일축하는 의사도 있지만, 황 원장은 "한 약물을 복용한 뒤 부작용을 겪은 환자가 다른 약물로 바꾼 뒤 부작용에서 벗어나기도 한다. 단순한 기분 탓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탈모 치료제 때문에 부작용이 나타난다고 해도 약물을 바꾸거나 발기부전치료제를 처방하는 등의 방법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황 원장은 강조했다.
비용 부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탈모치료는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기에 환자가 모든 약값을 부담해야 한다. 때문에 일부 탈모 환자는 비뇨기과에서 전립선비대증 치료 목적으로 두타스테리드나 피나스테리드를 처방받아 용량을 나눠서 복용한다는 소문도 있다. 그러나 황 원장은 "의약품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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