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요양 중이던 미국에서 향년 70세로 별세했습니다.
지난달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이사직을 잃었던 조 회장은 지병인 폐질환이 최근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전해는데, 45년간 국내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가족들의 잇따른 '갑질 물의'로 사내 이사직에서 물러나는 등 비운의 경영자로 남게 됐습니다.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 인터뷰 : 조양호 / 한진그룹 회장 (2009년)
- "2019년 창립 50주년 때는 명실상부한 세계최고의 명품항공사로 도약해야 하겠습니다."
대한항공을 세계적인 항공사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조양호 회장은, 한진그룹 창업주 고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했습니다.
대한항공 사장 등을 거쳐 2003년 한진그룹 회장에 올랐는데, 외환위기와 9.11테러 등 항공산업 침체기에 공격적 투자를 해 '항공 신화'를 일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인터뷰 : 조양호 / 대한항공 창립 기념식 (2014년)
- "한진그룹의 창업이념인 '수송보국'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국가에 대한 기여를 함축한 표현입니다."
조 회장은 스포츠에도 관심이 많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활발한 활동을 했습니다.
하지만, 2014년 큰딸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을 시작으로 둘째딸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 갑질'과 아내 이명희 씨의 갑질이 연거푸 불거지며 위기를 맞았습니다.
▶ 인터뷰 : 조양호 / '땅콩 회항' 기자회견 (2014년)
- "제 여식의 어리석은 행동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조 회장 본인도 횡령과 배임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지는 등 말년에 각종 구설에 시달렸습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은 논평을 통해 "항공·물류산업의 선구자이자 재계의 큰 어른을 잃었다"며 애도를 표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