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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대한항공에 따르면 조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미국 소재 병원에서 요양 치료를 받아왔다. 정확한 병명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한항공은 '폐질환'이라고 전했다. 운구와 장례 일정 및 절차를 추후 결정하는 대로 알리겠단 입장이다.
조 회장은 최근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과 수천억원대 횡령·비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국내 항공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는다.
아버지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지난 1949년 3월 8일 태어난 조 회장은 인하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인하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 회장은 1974년 대한항공에 입사한 뒤 18년 동안의 경영수업을 거쳐 1992년 대한항공 사장에 올랐다. 뒤이어 1999년 대한항공 회장직에 올랐으며, 조 창업주가 타계한 이듬해인 2003년 한진그룹 회장에 올랐다.
한진그룹 회장에 오른 뒤 항공운송은 물론 해상운송, 육로운송 등 운송물류 분야에서 한진그룹의 몸집을 크게 키웠단 평가를 받는다.
그는 항공업이 권위만으로는 경영권을 행사할 수 없는 특수 업종이라고 여겼다. 전문적인 경영 능력을 중시한 것도 그 이유에서다. 조 회장은 항공 전문용어는 물론 항공업계 새로운 지식에 해박해 실무진들이 종종 혀를 내둘렀던 것으로 알려진다.
또, 격식보단 실리를 추구해 취항지가 있으면 직접 살피는 발로 뛰는 리더로 알려져 있다. 취항지를 결정할 때면 직접 사전답사를 한다. 허름한 숙소에서 자고 패스트푸드를 먹으며 18일 동안 6000마일(9600km)을 손수 운전해 미국 곳곳을 살펴본 일화가 유명하다.
대외행사에 비서를 동행하지 않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인맥을 중요시 하면서 '글로벌 인맥'으로 2012 여수 엑스포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벌였다.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당시 지구 16바퀴 거리인 64만km를 돌며 34개의 해외 행사를 소화했다.
조 회장은 한진그룹 회장으로 취임한지 3개월 만에 초대형 항공기 A380 도입을 결정해 빠른 결단의 속도감 있는 리더로도 정평이 나 있다. 회장 취임 당시 9.11테러로 전세계 항공업계가 경색돼 있었지만 A380을 대거 발주했고, 이후 금융위기가 회복되면서 대형 항공기를 통한 항공시대가 활짝 열렸다. 2000년 조 회장 주도로 창설한 항공동맹체 스카이팀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최근엔 델타항공과 태평양 노선에서 조인트벤처(JV) 확대를 이끌며 항공 리더의 모습을 보였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조인트벤처를 통해 미주와 아시아 노선에서 항공편을 공동운항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협의해 미주 도시 290여 곳과 아시아 도시 80여 곳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태평양 노선에서 항공편 일정을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조 회장의 사업 역량에 흠집이 있던 사건도 있었다. 한진해운 대표를 맡아 회사를 살리고자 했지만 2017년 결국 파산했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한진해운에 2조2000억원을 쏟아부었지만, 대한항공이 직접적인 자금지원으로 손실을 봤고 주가와 신용등급이 일제히 하락했다.
이 외 미국의 로스앤젤레스에 윌셔그랜드센터를 공사 시작 8년 만에 지난 2017년 6월 23일 열었다. 윌셔그랜드센터 건립은 서울 송현동 부지에 7성급 호텔을 세우는 것과 더불어 조 회장의 숙원사업으로 꼽힌다. 조 회장은 "이 곳이 한국과 미국의, 대한항공과 LA 카운티의 긴밀한 협력의 상징이자 LA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기
조 회장은 사진 촬영이 취미다. 출장길엔 항상 카메라를 챙겨가며 사진집을 출간하기도 했다. 그가 찍은 사진이 대한항공 광고에 사용되기도 했다. 이 취미는 조 창업주로부터 물려받은 것으로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영향을 받아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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