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은행 총재가 리디노미네이션을 논의할 때가 됐다고 언급하면서, 화폐단위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1000원을 1원으로 바꾸자는 겁니다.
지금 이 시점에 왜 또다시 화폐단위 변경이 주목받는지 엄해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음식 메뉴판 제작이 한창입니다.
아메리카노 3.0, 주스 7.0, 0을 세 개씩 빼고 가격을 표시합니다.
▶ 인터뷰 : 김소현 / 메뉴판 제작자
- "공간을 차지하는 부분도 적어지고 숫자를 읽을 때도 편하죠."
지폐 시작 단위가 미국은 1달러, 유럽도 1유로지만 우리는 1,000원 네 자리수부터 시작하는 탓입니다.
당장 한국을 여행 중인 외국인들도 값을 치를 때마다 혼란을 겪습니다.
▶ 인터뷰 : 베로니카 / 싱가포르 여행객
- "지폐 색깔도 익숙하지 않으니 1천 원, 1만 원권에 0이 몇 개 인지 새어보고 내요."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인 우리나라의 대외위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입니다.
1달러의 교환 비율이 천 안팎인 나라는 레바논과 몽골 등 개발도상국 뿐입니다.
1인당 GDP가 3만 달러가 넘은 시점에서 한국은행 수장의 화폐개혁 발언이 다시 힘을 얻는 이유입니다.
▶ 인터뷰 : 김영익 /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1달러가 1원 10원으로 바뀌면 그만큼 한국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화폐단위가 변경되면 구권을 신권으로 바꿔야해 검은 돈을 양성화하고 소비가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나 사회적 혼란이 불가피한 만큼 현실화하기까지 당국의 고민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엄해림입니다. [umji@mbn.co.kr]
영상취재 : 김영진 기자, 홍현의 VJ
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