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현대차] |
주차장에서 헤매거나 도로에서 차선을 제대로 바꾸지 못하는 차량을 보면 무심코 '김여사가 운전한다'고 단정하는 운전자들이 많다.
차량 운전자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나이가 많은지 적은지 알지도 못한 채 '김여사'라 지레짐작한다. 포털 사이트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김여사'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김여사'라는 단어가 등장한 시기는 2000년대 중반이다. 당시 인터넷에서 운전 못하는 사람을 김여사로 지칭하면서 이들의 황당한 주차 장면을 모아 놓은 '못 말리는 김여사 시리즈'가 인기를 끌었다.
10여 년이 흐른 지금도 황당한 운전 장면이 나오는 영상에는 운전자를 김여사로 단정하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여성 운전자 사고 비율이 남성 운전자보다 적다는 통계를 알려줘도 여성은 남성보다 공간 지각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은 편견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채 운전 못하는 사람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김여사'가 된다.
사실 주차는 초보 운전자뿐 아니라 베테랑 운전자에게도 골칫거리다. 도심에는 주차할 곳도 적지만 막상 주차장을 찾아도 공간이 좁아 엄두를 내지 못할 때도 많다. 덩치가 큰 차를 운전한다면 오래된 빌딩이나 아파트 주차장은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차선을 제 때 바꾸는 것도 알고 보면 쉬운 일은 아니다. 아웃사이드 미러로 볼 수 없는 사각지대가 존재해 자칫 방심하다가는 신경질적인 경음기 소리를 듣게 된다. 날이 어둡거나 비가 내리면 차선 변경의 위험성은 더 커진다. 차선을 변경하려는 곳이 잘 보이지 않아 주저하다가는 '김여사'로 간주된다.
자동차 회사들은 이에 '김여사 방지 대책'을 마련했다. 판매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요즘 나오는 신차들은 초보 운전자도 김여사라는 소리를 듣지 않을 정도로 김여사 방지 기술을 마련했다. 주차 보조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차선이탈 장지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신형 쏘나타는 국내 판매되는 국산차는 물론 가격이 더 비싼 수입차까지 통틀어서 가장 다양하고 진화한 김여사 방지 기술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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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운전석에서 내릴 수 없을 정도로 좁은 주차공간만 있거나 옆 차가 운전석 문을 열 수 없을 수준으로 바짝 붙여 주차했다면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가 해결사로 나선다.
쏘나타 앞이나 뒤에 서서 스마트키에 있는 화살표(↑↓) 버튼을 누르면 차를 빼거나 넣을 수 있다.억 소리 나는 수입차 옆에 주차할 때는 비싼 돈을 물어줘야 하는 '문콕' 사태도 피할 수 있다.
BMW가 세계 최초로 플래그십 모델인 7시리즈에 적용한 원격 조종 주차 시스템 '리모트 컨트롤 파킹(RCP)'을 국산 중형세단인 쏘나타가 채택했다.
차선 변경 때 발병하는 사각지대 울렁증은 '후측방 모니터'가 치료한다. 주행 중 방향지시등을 켜면 계기판 클러스터에 아웃사이드 미러로 볼 수 없는 사각지대가 영상으로 나온다. 아웃사이드 미러를 보지 않아도 안전하게 차선을 변경할 수 있다. 옆 차선은 물론 그 옆 차선 상황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차선을 인식한 뒤 차선 가운데로 차량을 주행할 수 있게 지원하는 차로 유지 보조, 전방 충돌 위험이 높아졌을 때 운전자에게 경고하고 필요하면 브레이크까지 작동시키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 후측방 사각지대 물체를 감지하는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후진 출차 때 후측방 사각지대 물체를 감지하는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등이 가세해 '운전 공포증'을 없애준다.
신형 쏘나타는 운전자가 스마트폰으로 딴짓을 하다 다른 차를 위협하거나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도 줄여준다. 현대차가 카카오와 협력해 개발한 음성인식 대화형비서 서비스 덕분이다. 음성인식 비서 서비스는 카카오의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아이)'를 활용한다. 스티어링휠에 있는 음성인식 버튼을 누른 뒤 필요한 정보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언어로 물으면 카카오 i 인공지능 플랫폼이 답을 찾아준다.
예를 들어 "실시간 이슈 알려줘"라고 물으면 "지금 실시간 이슈 검색어 1위는 쏘나타, 2위 현대자동차, 3위는 카카오 미니C예요"처럼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를 알려준다.
기존 음성인식 길안내 서비스도 자연어 기반으로 개선됐다. 기존에는 "길안내 서울역"나 "주변 맛집" 등으로 명령해야 인식했다. 신형 쏘나타에서는 "서울역으로 가자"라고 말해도 명령을 알아듣고 길안내를 시작한다.
음성명령으로 공조장치를 제어할 수도 있다. "히터 켜줘", "에어컨 켜줘" 같은 간단한 명령이 가능할 뿐 아니라 "바람 세게", "성에 제거해줘", "바람 방향 아래로" 같이 사람에게 대화하듯 얘기해만 된다.
운전 도중 공조장치를 제어하기 위해 시선을 정면 대신 센터페시아로 향해 발생하는 사고 위험성을 줄여준다. 영상기록 장치인 빌트인 캠은 블랙박스 역할을 하면서 전방의 풍경을 10.25인치 내비게이션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전용 스마트폰 앱으로 무선 와이파이 또는 USB 케이블과 연결, 실시간으로 화면을 확인할 수 있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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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키는 차량 공유도 편리하게 만들어준다. 차량 소유주가 배우자 등 제3자에게 키 사용 권한을 부여할 수 있다. 차를 공용으로 사용하거나 불가피하게 자신의 차량을 다른 사람이 이용하는 경우 이 기능을 쓸 수 있다.
권한이 필요한 사람은 차량 소유주의 허락을 받아 스마트폰에 관련 앱을 설치하고 인증 과정을 거치면 된다. 키를 따로 챙긴 뒤 공유할 사람과 만날 필요가 없다. 제3자에게 스마트 키 사용 권한을 넘겨주더라도 차량 소유주가 사용 권한을 통제할 수 있다. 특정 요일과 시간대에만 차를 사용하도록 설정하거나, 문은 열지만 시동은 걸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신형 쏘나타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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