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 [사진제공 = 삼성디스플레이] |
22일 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달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QD-OLED 디스플레이 투자여부를 확정한다. 이후 연내 장비를 반입해 2020년 하반기나 2021년 초 본격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QD-OLED는 빛의 3원색(적·녹·청) 중 청색을 광원으로 쓰고 그 위에 적·녹 QD 컬러필터를 통해 색 재현력을 높이는 기술이다. 경쟁사의 화이트 OLED(WOLED) 수준의 생산성은 물론, 색 재현력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대형 TV 패널용으로 QD-OLED를 개발 중에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신성장동력으로 QD-OLED를 지목한 것은 대형 패널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등 중소형 OLED 패널에서 세계 1위다. 하지만 TV등 대형 패널에서 LCD 기술을 고집한 삼성디스플레이는 중국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공급과잉으로 고전하고 있다. 신기술 확보가 절실해진 시점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류 디스플레이로 부상하는 플렉시블 OLED 패널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기준 94.8%의 점유율을 보였다. LG디스플레이가 3.5%, 중국 BOE는 1.7%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반면 LCD 패권은 사실상 중국으로 넘어갔다. 중국 BOE는 지난해 대형 LCD 패널 시장에서 출하량 점유율 2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20%), 대만 이노룩스(17%), AUO(15%) 순이며 삼성디스플레이는 8%로 5위에 머물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서 입지는 여전하지만 그렇다고 넋놓을 상황만은 아니다. 최근 스마트폰 수요가 감소하고 중국 업체들의 OLED 양산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만간 출시되는 폴더블폰과 관련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이란 기대도 있지만 아직은 물량 추정이나 수율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중소형 OLED 신규투자는 어렵고, 대형 패널에서 투자기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것이 바로 QD-OLED 파일럿(시범) 투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삼성디스플레이 프리미엄TV 중장기 라인업 예상 [사진출처 = 하이투자증권] |
4월 투자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이 이뤄지면 삼성디스플레이는 기존 LCD 패널 생산설비를 QD-OLED 패널로 전환하는 투자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후 올 하반기부터 QD-OLED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8월 내 QD-OLED로 전환하는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LCD 라인이 예상보다 빠르게 가동 중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 방안은 대형 OLED 패널에 재도전한다는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서 2012년 삼성전자의 55인치 OLED TV에 패널을 공급한 적 있지만, 대량 양산을 앞두고 수율 확보 문제로 이듬해 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초기에 월간 30만장 규모로 QD-OLED를 양산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에 따라 2021~2022년에는 삼성전자에서 QD-OLED를 탑재한 TV를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 기술 개발에 성공해 대형 OLED TV 시장에 진출한다면 프리미엄급 시장에서 OLED는 8K QD-OLED와 색 재현성을 높인 QLED 제품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출구 전략 시행으로 QD-OLED 전환투자를 향후 2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 LG디스플레이보다 대형 OLED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9년 이후 QD-OLED 라인 신규투자를 집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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