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고급세단, 국산차 '강세'…판매량 2배로

대형 고급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 브랜드들이 물량 부족 등으로 주춤하는 사이 국산 브랜드의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0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작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G90과 기아차 K9 등 대표적인 국산 대형 고급세단의 판매가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두 차종의 지난해 11월 판매량은 총 1천955대(G90 882대·K9 1천73대)로 전년 동기 대비 78.1% 늘었고, 12월에는 모두 3천221대(G90 2천139대·K9 1천82대)가 팔려 235.5% 증가했습니다.

1월과 2월에도 1년 전보다 각각 128.3%, 111.6% 많은 판매실적을 올렸습니다.

G90은 사전계약 첫날에만 계약 물량이 3천대에 달했고 현재까지 출고대기 물량이 5천여대를 넘어섰습니다.

K9도 작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10개월 연속으로 월간 판매 1천대를 넘기며 선전하고 있습니다.

대형 고급세단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BMW 7시리즈 등을 필두로 전통적으로 수입차 브랜드가 강세를 보인 시장입니다.

그러나 두 차종이 최근 물량 부족 등으로 인해 판매가 주춤하면서 그 반사효과를 국산 브랜드가 누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작년 11월 S-클래스와 7시리즈는 전년 동기 대비 83.9%, 52.5%씩 감소했고 12월에는 S-클래스가 16.1%, 7시리즈가 30.9% 적게 판매됐습니다.

올해 1월에도 S-클래스는 48.3%, 7시리즈는 12.5% 판매량이 각각 줄었습니다.

국산 브랜드는 수입차가 장악했던 대형 고급세단 시장의 점유율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뿐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인기로 세단의 입지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대형 고급세단의 판매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도 업체들이 공을 들이는 이유입니다.

자동차산업협회 통계를 보면 지난달 국내 세단 전체 모델의 판매량은 4만4천141대로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했지만, 대형 고급세단의 판매는 111.6% 증가했습니다.

전체 세단 판매량에서 대형 고급세단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17년 1.9%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3.1%까지 올랐습니다. 올해 들어선 2월까지 4.6%를 기록했습니다.

국내 완성차업체 관계자는 "대표 모델이 갖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국내 브랜드의 고급 대형차 판매 확대는 고무적"이라며 "고급세단은 그 강점을 SUV로 대체하기가 쉽지 않아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한 중요 차급"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올 하반기 제네시스의 신형 G80과 대형 SUV가 나오고 BMW 신형 7시리즈가 3분기에 출시되면 대형 고급세단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