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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가 가방 가격이 20만원대를 넘지 않지만, 주변에서 '명품백 같다'는 말을 곧잘 들었다.단골 손님이 생겼고, 4년 뒤 매출은 10배 이상 뛰었다. 2명이었던 직원은 11명까지 늘었다. 랭키닷컴 기준으로 남자가방 카테고리에서 부동의 1위 쇼핑몰이 됐다. 패션 좀 안다는 남성들 사이 이미 유명한 '백스테이(bagstay)' 김재한(사진) 대표의 얘기다. 실패를 딛고 그가 당당히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지난 25일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어휴, 지금 생각해보면 온라인 쇼핑몰에 대해 정말 아는 게 하나도 없이 시작한 창업이었죠. 값비싼 모델을 써서 사진만 잘 찍으면 팔릴 줄 알았으니까요."
2015년 아동복 쇼핑몰을 운영하다 창업 자본 1억원을 모두 잃은 그는 당시를 이같이 회상했다. 방문객 수가 날로 줄어들수록 모델과 상품 사진에 매달렸다. 처음 시작한 사업에 미련을 버리지 못할 때 그를 도와주던 사진 작가가 말을 했다. "사장님, 지금 이만한 사이즈 쇼핑몰에서 모델을 쓰다니요. 상품 사진이나 찍으세요."
한마디로 정신차리란 의미였다. 한 대 머리를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는 김 대표는 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다. 지인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월급도 받지 않고 일하며 쇼핑몰 운영에 관한 A부터 Z까지 새로 배웠다. 그리고 남자가방 쇼핑몰로 재창업을 하게 됐다.
아동복에서 갑자기 왜 남자 가방에 주목을 했냐고 묻자 김 대표는 그의 동서이자 든든한 사업 파트너인 김현태 실장의 얘기부터 꺼냈다. 현재 백스테이의 상품 MD를 총괄하고 있는 김 실장은 오프라인에서 20년 넘게 남자 가방을 판매해왔다. 특히 가죽 브랜드 가방에 전문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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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베르스의 서류가방 [사진제공 = 백스테이] |
당시 패션·유통업계에서 남성은 큰 손으로 떠올랐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에서 남성 고객 수는 여성을 앞지를 정도였다. 김 대표는 남성을 위한 '포맨 마케팅'에 승부수를 띄웠다. 자기 관리를 좀 한다는 이른바 '아재슈머'들이 백스테이를 즐겨찾기 했다. 온라인 쇼핑에 어려움을 느끼는 40~50대들은 전화로라도 가방 주문을 했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백스테이 가방의 품질이었다. 현재 백스테이에서는 서류가방에서부터 클러치, 백팩, 카드지갑 등 6000여 가지의 가방을 판다. 종류가 무척 다양하지만 제품 퀄러티는 하나같이 고가의 명품 브랜드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성비 우수한 상품만 판다는 입소문이 나자 10~20대들도 금방 단골 손님이 됐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고 말하잖아요. 가방 재질은 기본이고, 지퍼, 손잡이, 수납공간 등을 다 꼼꼼히 보고 MD들이 들여와요. 품질이 검증된 제품들만 판매를 하는 것이죠. 사업 규모가 커졌다고 해도 예외는 아니에요. 고가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고객들이 믿고 살 수 있는 제품들이라는 자부심이 크죠."
백스테이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잇(IT) 아이템'의 영향도 컸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백스테이에서만 판매하고 있는 망베르스, 파디오, 마크라이든 같은 브랜드 제품들이다.
예를 들어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망베르스의 서류가방은 백스테이의 매출 효자 상품으로 통한다. 고급 가죽 재질에 기존 서류가방들과 달리 투박하지 않고 심플한 디자인이 남심(男心)을 저격했다. 김 대표는 망베르스의 서류가방에 대해 "지금의 백스테이가 있게 한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카드 정보 도난방지가 가능한 카드 지갑 역시 트렌드세터들에게 주목 받으며 인기를 끈다. 김 대표가 적극 추천하는 이 카드 지갑은 RFID 불법 스키밍 유출방지 기능이 탑재 돼 있다. IC칩에 저장돼 있는 개인정보를 불법 스캔할 수 없도록 일정범위의 주파수가 차단되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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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크라이든의 백팩 [사진제공 = 백스테이] |
백스테이에서 파는 신박한 아이템으로는 마크라이든의 백팩이 있다. 넉넉한 수납공간에 확장하면 20인치 캐리어처럼 변하는 상품이다. 이 상품의 백미는 충전기능.백팩 안에 내장돼 있는 충전케이블에 보조배터리를 연결한 후 외부 USB포트에 핸드폰을 연결하기만 하면 간단하게 충전이 가능하다.
김 대표는 판매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큰 만큼 모든 판매 제품을 1년간 무상으로 AS 해주고 있다. 온라인쇼핑몰에서는 보기 드문 서비스다. 직원들에 대한 복지도 남다른데, 일례로 김 대표는 CS 직원들에게 월 30만원씩 재량껏 쓰도록 했다.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하면서 고객들에게 신뢰할만한 쇼핑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게 하기 위해서다.
내일채움공제 역시 신청했다. 젊은 직원들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꼭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공제 신청 후 올해 첫 수혜자가 나와 누구보다 기쁘고 뿌듯하다고 했다.
"실패를 딛고 회사가 이 정도로 클 수 있었던 데에는 직원들의 힘이 참 컸어요. 회사 사정이 어려울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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