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길 대표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중 하나인 엘본더테이블은 개점 시기부터 7년 동안 최현석 셰프가 총괄셰프로 있던 곳이다. 최 셰프가 떠난 뒤에는 1년여 동안 총괄셰프 자리가 비어 있었을 정도로 차기 총괄셰프에 공을 들인 자리이기도 하다. 지난 8일 엘본더테이블 가로수길 본점에서 만난 노 셰프는 최 셰프의 명성 탓에 초반 부담스럽지 않았냔 질문에 "긴장이 안 됐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 의미있는 도전을 가장 가치있게 여긴다. 엘본더테이블이 당시 변화에 대한 니즈(요구)가 강했기 때문에 잘 맞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선택했다"고 밝혔다.
유행에 민감한 퀴진 레스토랑의 정석이라 할 수 있는 미국부터 아시아에서 최고의 컨템포러리 유러피안 퀴진을 맛볼 수 있다는 홍콩, 영국, 호주 등에서 수련 생활을 한 노 셰프는 한국 주방이 가장 위계질서가 강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바꿔보고 싶어 도전한 곳이 엘본더테이블이었다. 엘본더테이블 본점에 들어서자마자 로비 1층에 보이는 대형 사진 속 노 셰프와 팀원들의 함박웃음이 그의 요리 철학을 증명한다.
↑ 노해동 총괄셰프[사진 제공 = 엘본더테이블] |
그는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일하러 가는 길이 즐거워야 제대로 된 직업과 직장이라 여긴다. 서로 어색한 주방 직원과 홀 직원이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총괄셰프 면담시간을 늘렸다.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바꾸면서 직원들과 레스토랑을 찾은 고객 모두 표정이 바뀌기 시작했다고 그는 강조했다.
노 셰프는 "파인다이닝을 표방하는 만큼 이 같은 분위기가 주방에서부터 나와야 한다"며 "음식을 맛있게 잘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고객은 레스토랑에 잠시 머물다 가지만 직원들은 하루종일 이곳에 있다. 근무자들의 기분과 태도를 바꿔야 레스토랑이 맛 이외의 것까지 고객에게 감동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변화는 대기업의 수평적인 기업문화를 주방으로 끌어오고자 한 그의 생각이 주효했다. 그는 CJ푸드빌에서 R&D연구원으로 2년6개월 정도 근무했다. 처음 CJ로부터 제안을 받았을 땐 요리와 레스토랑밖에 모르던 그에겐 너무 생소한 '직장생활'이었지만, 이 역시 새로운 도전으로 여겨 수락했다.
노 셰프는 "주방에만 있으면 매출이나 마진 같은 숫자에 약해진다. 대기업에 근무하면서 사회생활을 배우고 국내 외식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레스토랑 비즈니스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며 "당시의 경험은 홍연어 같은 엘본더테이블 HMR(가정간편식) 연구나 백화점 메뉴 개발에 여전히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고객과의 새로운 소통 방식을 고민하다 애플리케이션 7pmlife 활동을 시작했다. 이 플랫폼은 요가, 홈스타일링, 쿠킹클래스 등 퇴근 이후의 삶을 지원한다. 주방 셰프가 아닌 교육자로 고객을 만나 조리법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요리를 대하는 법과 음식의 가치 등을 전한다.
그는 "쿠킹클래스를 준비하면 한 번 더 메뉴를 고민하고 쉬운 조리법을 개발하게 돼 스스로에게도 큰 도움과 자극제가 된다"며 "작은 것일지라도 의미있는 도전을 끊임없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 쿠킹클래스엔 열정이 넘치는 분들이 많다. 이 분들에게 에너지를 얻는다"고 말했다.
↑ [사진 제공 = 엘본더테이블] |
그는 "아직까지 국내보단 해외에서 셰프가 더 환영받고 존중받는 직업이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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