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수도권 주민의 출퇴근을 책임지겠다며, 일반 버스보다 좌석이 1.5배 많은 2층 버스를 추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죠.
문제는 2층 버스는 안 탄다는 승객이 한둘이 아니고, 적자 노선도 많다는 겁니다.
정주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버스 정류장.
좌석 수가 71석인 2층 버스가 67석이나 빈 채로 출발합니다.
요금도 일반 버스 2천400원과 똑같은데 왜 인기가 없을까?
직접 타 봤습니다.
2층 차실의 높이는 170cm로 머리가 천장에 닿습니다.
좌석 간격 역시 현행 규정을 겨우 맞추는 65cm, 다리를 제대로 펼 수조차 없습니다.
▶ 인터뷰 : 차새봄 / 2층 버스 승객
- "2층 버스가 오르내리기도 불편하고 좌석도 더 좁은 것 같아서 그냥 일반 버스가 나은 것 같아요."
이렇게 승객이 안 타는데 기름 값은 더 드니 운수업체에도 계륵 같은 존재입니다.
▶ 인터뷰 : 운수업체 관계자
- "(회사 운영에) 크게 도움은 안 되는 것 같아요. 일반 버스 같은 경우는 (1리터에) 많이 뛰면 4km 뛰는데, (2층 버스는) 한 2km…."
2층 버스 도입 비용은 일반 버스의 3배인 4억 5천만 원.
차량 구입 보조비로 대당 3억 원씩, 지금까지 579억 원의 세금이 투입됐습니다.
2층 버스 노선 20개를 조사한 결과 11개가 적자 노선인데도 올해 경기도에서 2층 버스 구입비로 128억 원의 세금이 또 들어갑니다.
▶ 인터뷰 : 천영미 / 경기도의회 의원
- "많은 세금이 투입되는 만큼 무작정 2층 버스를 늘리기보다는 도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사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금을 잔뜩 머금은 2층 버스는 승객들의 외면 속에 오늘도 도로 위를 달립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김근목 VJ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