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계층이 자녀에게 그대로 대물림되는 이른바 '수저계급론'이 우리나라 청년들 인식에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9일 보건사회연구원의 '청년층의 주관적 계층의식과 계층이동 가능성 영향요인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들은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자신의 계층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컸고, 이같은 경향은 최근 더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청년층의 주관적인 계층이동 가능성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을 2013년과 2017년 조사결과를 통해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청년층의 주관적인 계층상승 가능성은 가구소득이 500만 원 이상 700만 원 이하인 가구가 100만 원 이하인 가구에 비해 2014년에는 1.06배 높았는데, 2017년에는 3.15배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 상승 여부가 부모의 부에 좌우된다는 청년들 생각이 지난 4년간 크게 높아진 것이다.
청년들은 거주형태에 따라서도 계층상승 가능성을 달리 보는 것으로 분석됐다.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청년층은 자가 주택에 거주하는 경우보다 계층이동 가능성이 1.27배 높게 나타났다. 이 역시 2014년 조사결과(1.15배)보다 높아진 수치다.
흥미로운 점은 직업을 가진 청년일수록 계층이동 가능성을 낮게 판단했고, 이같은 경향도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경제활동을 하는 청년층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계층 상승 가능성을 오히려 0.8배(2017년)로 더 낮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년 조사와는 반대
보고서를 작성한 이용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자원이 사회의 계층을 결정한다는 '수저계급론'이 실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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