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장기금리 움직임이 유럽과 점차 비슷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본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면 국내 금리도 덩달아 상승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8일 발표한 '국내외 장기금리의 동조화 원인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금융위기 이후 국내 장기금리는 선진국과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었으며 특히 유럽 선진국과 동조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밝혔다. 실제 금융위기 이후 금리차의 통계적 특성을 살펴보면 평균에선 미국과의 금리차가 가장 작았지만, 변동성은 오히려 독일과의 금리차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의존도와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경제구조가 독일을 비롯한 유럽과 유사한 데다, 유럽과의 교역이 늘면서 국내 경기가 유럽 선진국과 동조화하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ECB 등 미국 이외의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해 나설 경우, 우리나라의 장기금리가 선진국 장기금리와 동반 상승하면서 현재보다는 높은 수준에 형성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미국이 2015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정책 금리를 1.75%포인트 인상한 와중에도 ECB의 기준금리는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미국 금리 인상은 유럽 등 다른 국가의 인상을 촉발하는 신호로 여겨지는 만큼 향후 인상할 가능성
다만 보고서를 작성한 성병묵 한은 조사국 과장은 "유럽 장기금리와의 동조화 경향이 높은 것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미국 금융상황의 영향력이 약화되었다기보다 우리나라와 유럽 장기금리가 미국의 금융상황 변화로부터 비슷한 영향을 받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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