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오늘부터 글로벌 전략회의…`위기 속 기회 모색`

↑ (왼쪽부터)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 고동진 IM부문장(사장), 김현석 CE부문장(사장)

삼성전자가 오늘부터 내년 사업구상 및 중장기 전략수립을 위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하는 가운데 사업부문별 핵심 전략은 무엇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20일까지 DS(디바이스솔루션)·IM(IT·모바일)·CE(소비자가전) 등 사업 부문별 글로벌 전략 회의를 개최한다. 17~19일 완제품을 담당하는 세트 부문(IM·CE)에 이어 20일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인 DS부문으로 나눠 진행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상·하반기로 나눠 두 차례 열리는 삼성전자 정례 회의로 각 사업부문별 주요 임원과 해외법인장 등 대규모 인원이 참석한다. 특히 하반기에는 연간 계획 등 굵직한 안건이 있는 만큼 약 400여명의 임원이 참석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각 사업부문별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목표와 전략을 공유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는 삼성전자 3개 부문장이 직접 주재한다. 이번 회의는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 김현석 CE 부문장(사장), 고동진 IM 부문장(사장)이 직접 맡을 예정이다.
올해 회의에는 위기 대응이 핵심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우선 DS부문은 메모리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 생산) 등 각 사업부 현안과 향후 사업 확대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반도체 불황에 접어들 것이라는 이른바 '반도체 고점론'이 지난해부터 제기돼 왔지만, 삼성전자 DS부문은 매분기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년 가까이 전세계 평균가격 상승세를 보인 D램은 모바일과 서버, PC용까지 다양한 수요처에서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내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슈퍼호황이 끝난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아울러 세계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D램 부문에서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고, 파운드리사업부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IM부문은 올해 출시한 갤럭시S9, 갤럭시노트9 등 판매 현황을 최종 점검하고 내년 초 선보일 갤럭시S10 시리즈와 폴더블폰 등의 개발 및 출시계획을 다룰 전망이다.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이 최근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사업을 중심으로 미래 성장 돌파구 마련을 할 것이라 공언한 만큼, 차세대 먹거리 확보를 위한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AI 플랫폼인 '빅스비' 기술 향상 및 확대 적용 방안 등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또 애플을 제치고 세계 2위 스마트폰 업체로 부상한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청사진도 공유할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현재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명실상부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이 거센 만큼 점유율 지키기 위한 해법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CE부문 역시 가전 시장 공략 로드맵과 차세대 가전 트렌드에 맞춰 AI · IoT 활용방안 및 전략에 대한 논의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또 내달 초 예정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19'의 준비 상황과 신제품 출시 계획이 보고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8K 해상도의 초고화질 QLED TV와 차세대 LED 제품 등을 필두로 한 프리미엄 TV 시장 전략과 함께 AI, IoT 등과 접목한 스마트 가전 수요 증가에 대비한 마케팅 계획도 공유할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이재용 부회장의 글로벌 전략회의 참석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간 행보를 비춰봤을 때 불참 가능성에 더욱 무게가 쏠린다.
2016년에 이어 지난해도 구속수감으로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던 이 부회장은 올해 6월 열린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그간 이 부회장은 공식적으로 전략회의에 참석하지는 않지만, 일부 회의를 참관하거나 만찬 등에서 임원들을 격려하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