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히는 이산화탄소를 제거하는 동시에 전기와 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일석삼조' 기술을 개발했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성화되는 '바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20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김건태 교수팀이 이산화탄소를 물에 녹여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와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인 '하이브리드 나트륨 금속-이산화탄소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현상에 주목했다. 이산화탄소를 물에 주입해 산성화하면 양성자가 많아져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세지는데, 이를 이용해 전지를 만들면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전기도 생산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 시스템은 연료전지처럼 음극과 양극, 분리막으로 구성된다. 다른 전지와 달리 촉매가 물속에 담겨 있으며 음극과 도선으로 연결된다. 물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면 양성자인 수소 이온이 만들어지고, 양성자가 음극에 있던 전자를 끌어당겨 전기를 만들어낸다. 또 수소 이온은 전자를 만나 수소 기체가 된다. 이산화탄소 대신 전기와 수소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 하이브리드 나트륨 금속-이산화탄소 시스템은 연구실 단위의 소규모 시설이지만, 더 대규모 시스템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다. 발전소와 제철소 등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국내외 기업들이 UNIST 측에 기술 이전을 문의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논문의 주저자인 김정원 UNIST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이산화탄소 전환 효율과 수소 발생 효율을 분석한 결과 이산화탄소를 지속적으로 소모하면서 수소와 전기를 동시에 생산한다는 것
이번 연구는 미국 조지아공대 메이린 리우 교수도 함께 참여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셀'의 자매지인 '아이사이언스(iScience)' 11월 30일자에 게재됐다.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