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울릉도 흙 속에 있는 토종 희귀 미생물로부터 새로운 말라리아 치료 물질을 발굴했다.
6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울릉도 토양에 서식하는 세균인 '방선균'에서 항말라리아 물질을 찾았다고 밝혔다. 이 방선균은 다양한 구조의 저분자 화합물을 생산해 수십년간 신약 개발에 있어 중요한 생물자원으로 활용된다.
생명연 연구팀은 이제껏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던 신규 생리 활성물질을 생산하기 위해 울릉도 흙을 이용했다. 울릉도 자연 환경에 존재하는 방선균이 생리 활성물질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이 균을 흙으로부터 선택적으로 분리했다. 실험실에서 희귀 방선균 배양을 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세균 성장을 돕는 특수 물질(선별 배지)을 도입했다. 분리한 균을 통상적인 미생물 배양보다 매우 긴 기간에 걸쳐 배양한 이후 배양 추출액 성분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 희귀 방선균 배양액으로부터 4종의 신규 화합물을 찾아냈다. 새 화합물에는 희귀 방선균 속명을 따 '카테누리스포로라이드 A∼D'(catenulisporolides A∼D)라는 이름이 붙었다.
연구진은 카테누리스포로라이드가 세포 독성을 보이지 않으면서 열대열원충(Plasmodium falciparum 3D7)을 저해하는 능력을 가지는 것을 확인됐다. 열대열원충은 사람에 기생하며 말라리아를 일으키는 원생생물 중 하나다. 아울러 이 화합물 구조를 화학적으로 변형시킨 유도체 물질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을 듣지 않게 만드는 기생충을 저격하는 효과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종석 생명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오가닉 레터스'(Organic Letters 11월 호에 실렸다.
[김윤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